[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SK그룹이 다음달 1일 통합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출범한다. 사명은 그룹 정체성 유지를 위해 'SK주식회사'를 쓰기로 했다.
31일 SK그룹에 따르면 통합지주사인 SK주식회사는 오는 3일 첫 이사회를 열고 합병완료 보고 등 안건을 의결한다. 이번 합병으로 새 SK주식회사는 자산 13조2000억원 규모의 대형 지수회사로 거듭났다. 지난 4월 합병 발표 후 3개월만이다.
SK C&C가 SK㈜를 흡수합병 방식으로 탄생한 SK주식회사는 물리적 합병보다 1사 2체제를 유지, 조대식 SK사장과 박정호 SKC&C 사장의 투톱체제로 운영된다. 체제명은 SK주식회사 홀딩스와 SK주식회사 C&C로 정했다. 사옥도 기존과 동일하게 각각 종로구 서린빌딩과 경기도 분당 사옥을 사용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일원화된 사업형 지주회사 구조를 갖추게 됐다. 그동안 SK㈜가 SK그룹 여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지주회사 역할을 해 왔지만 SK㈜ 위에 SK C&C가 자리하고 있어 '옥상옥' 지배구조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최 회장이 가진 SK㈜ 지분은 0.02%에 불과하지만, 최 회장이 가진 SK C&C의 지분 32.9%를 통해 SK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어 적은 지분으로 그룹 경영을 좌우한다는 비판도 일었다. 이번 합병 완료로 지배구조가 '최 회장→SK C&C→SK㈜→자회사'에서 '최 회장→합병회사→자회사'로 간결해져, 불필요한 논란은 없을 전망이다.
SK C&C와 SK㈜ 합병 이후 SK그룹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합 지주사의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 시장에 적극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에도 유리해졌다. 일례로 통합 지주사가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만 연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SK주식회사는 이러한 안정된 기반을 통해 향후 ▲ IT 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ㆍ제약 ▲반도체 소재ㆍ모듈 등 5대 성장 영역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 세전이익 10조원 달성하고 글로벌 사업형 지주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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