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 드론(무인항공기) 테마주가 정부의 정책 기대감을 안고 날아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반 급등세를 보인데 이어 하반기 주가 향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한국항공우주의 주가는 9만원을 기록해 연초 대비 126% 상승했다. 올해 휴니드와 퍼스텍도 각각 88%, 74% 올랐다.
한국항공우주는 드론 테마주의 대표주자격이다. 2001년 국내 최초로 정찰용 드론을 개발해 최근 육·해상에서 사용 가능한 '데블킬러'라는 자폭형 고속 드론을 선보였다. 전투형·연료전지 드론, 스마트 드론 시스템 등을 개발 중이다.
휴니드는 드론 운용에 사용되는 데이터링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퍼스텍은 자회사 유콘시스템이 드론을 자체 개발해 아랍에미레이트와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에 수출하고 있다. 엠씨넥스는 드론용 카메라 시장 진출을 알리고, 제이씨현시스템이 이달 말부터 정식으로 드론을 수입·판매한다고 밝히며 상승세에 올라탔다.
드론 테마주의 동반 오름세 배경에는 정부 정책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정부는 19대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로 드론을 선정해 오는 2023년까지 세계 3위 드론 기술강국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달 미래창조과학부도 '제19차 ICT 정책해우소'를 열어 드론을 이용한 서비스 혁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자체들도 앞 다퉈 드론 육성 산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드론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드론 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한 행정적 지원이 도입될 예정이다. 대전시의회도 '무인항공기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 군사용으로 개발됐던 드론은 상업용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이용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 방위컨설팅사 틸그룹은 상업용 드론 시장이 10년 내 13조48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디제이아이(DJI)가 현재 드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 가치는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나사(NASA)는 미국 최대 무선통신 업체인 버라이즌과 통신기지국을 활용한 민간 상업용 드론 감시 기술을 개발 중이며 일본 전자업체인 소니도 드론 전문업체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의 아마존·구글, 중국의 알리바바·바이두 등이 드론을 이용한 택배 배송 사업에 뛰어 들었다.
김지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업용 드론 시장은 초기 개화 단계로 중국과 미국이 앞서있지만 향후 전체 드론 시장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의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드론의 적용 분야가 다양한 만큼 국내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은지 기자 eunj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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