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과학을 읽다]독(毒)도 잘 쓰면 약

시계아이콘01분 07초 소요

청자고둥 맹독에서 수명장애 치료 가능성 밝혀져

[과학을 읽다]독(毒)도 잘 쓰면 약 ▲청자고둥에서 나온 독에서 수면장애 치료 가능성이 밝혀졌다.[사진제공=인도과학원]
AD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는 말이 있죠. 좋은 약도 잘못 쓰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문구가 딱 어울리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청자고둥의 독에서 수면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독이 있는 청자고둥(cone snails)은 생물의학 연구원들에게 하나의 선물이 되고 있습니다. 청자고둥은 맹목을 가진 바다생물로 쏘였을 때 심장마비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쿠버다이버들에게는 가장 위협적이고 만나고 싶지 않은 바다생물 중 하나입니다.


과학자들이 이 청자고둥의 맹독성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작했습니다. 청자고둥의 독에서 추출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수면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인도과학원 연구팀이 이번 성과를 이끌었습니다.

이번에 추출된 구성 물질은 이른바 '코노톡신(conotoxins)'으로 부르는 이온통로 수정 그룹에 속합니다. 코노톡신은 바다 달팽이를 의미하는 코너스(Conus)와 독소라는 뜻의 톡신(toxin)이 결합된 합성어입니다. 이번 연구결과 등으로 코노톡신이 제약분야에 응용될 경우 매우 뛰어난 효능을 지닌 진통제, 마취제 등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야생에서 청자고둥은 이 독성 물질을 먹이를 사냥하는 데 사용합니다. 먹이를 겨냥해 독을 쏘고 마비를 시킨 뒤 잡아먹는 것이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무기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연구팀은 청자고둥(학명: Conus araneosus)의 독에서 아미노산 염기서열과 분리 과정을 통해 14개의 새로운 펩티드 톡신(peptide toxins)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청자고둥에서 독을 채취해 이를 분리시키고 아미노산 시퀀싱을 거쳐 쥐를 대상으로 검증실험을 진행했습니다.


14개의 펩티드 톡신을 다섯 마리의 쥐에 주입했을 때 한 개의 펩티드 톡신(펩티드 ar3j)만이 몇 시간 동안 설치류를 잠들게 만들었습니다. 다른 것은 설치류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수면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톡시콘(Toxicon)에 실렸고 해외과학매체인 사이언스지가 보도했습니다.


인도과학원 벤자민 프랭클린(Jayaseelan Benjamin Franklin) 박사는 "청자고둥은 남부 인도와 스리랑카 해변에 분포돼 있는데 희귀성으로 인해 그동안 제대로 된 연구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청자고둥의 독에서 추출한 펩티드 톡신이 수면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