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퇴직연령 60세 대비 11.1세 차이"
"비정규직 등 질낮은 일자리로 내몰려"
[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한국 남성들의 실제 은퇴연령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가장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중고령자들은 주된 일자리에서 공식적인 퇴직 이후에도 부족한 노후준비 등을 이유로 제2의 고용을 찾아 나서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령사회대책 토론회에서 '은퇴 없는 사회를 위한 고용시스템 개선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남성들의 실제은퇴연령은 71.1세, 공식퇴직연령은 60세로 실제은퇴와 공식퇴직간 차이가 11.1세가 난다"고 밝혔다.
여성의 경우도 한국은 공식은퇴연령이 60세지만 실제은퇴연령은 69.8세로 나타나 9.8세의 차이가 났다.
OECD평균이 남성의 경우 실제은퇴연령 64.13세, 공식퇴직연령 64.79세로 조사돼 실제은퇴와 공식퇴직간 차이가 마이너스 0.66세였고 여성의 경우는 마이너스 1세로 집계됐다.
배 본부장은 "OECD회원국 가운데 대부분의 나라에서 공식퇴직연령 이전에 은퇴하는 중고령자가 많았다"며 "한국은 이와 정반대로 가장 늦게까지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의 중고령자들의 고용기간이 1년 미만인 비율이 지난 2007년 44.7%에서 지난해 35.1%로 줄었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울러 60세 이후 남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55%를 초과하고 여성의 경우 60%를 넘어 나이가 들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 본부장은 "나이가들수록 임금이나 처우의 수준도 동시에 저하되고 있다"며 "한국 노동자들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나이가 55세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16년간 질낮은 일자리에서 일을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중고령자 일자리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임금피크제를 놓고 찬반이 오갔다.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은 "기업 입장에서 고령인력을 활용할 때 숙련도나 로열티 측면에서 젊은세대 대비 충분히 장점이 있지만 정부에서 임금피트제 등을 강제하면서 오히려 중고령자를 고용하기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정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본부 실장은 "정년60세는 법적으로 명문화될 뿐이고 실질적인 고용을 60세까지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과도한 정부의 개입과 정책들은 오히려 중소기업, 노조없는 사업장들에게 노동시장 갈등을 일으키고 불균형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윤태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과장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국가 차원에서도 노동시장 개혁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재직자 입장에서는 주된 일자리에서 오래 일하는게 가장 중요한데 정년60세 안착을 위해 애쓰겠다"고 강조했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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