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소시엄 내 韓기업 지분 30%…851억원 투찰
선체에 구멍 안뚫고 하부에 빔 설치해 '통째인양'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세월호 선체 인양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최근 중국 양쯔강 유람선을 인양한 상하이 살비지와 국내기업 간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인양비용은 851억원, 인양완료 시점은 내년 7월로 예상된다. 상하이 컨소시엄은 세월호 선체에 구멍을 뚫지 않고 인양용 빔을 설치해 통째인양할 계획이다.
15일 해양수산부와 조달청에 따르면 세월호 선체인양업체 선정을 위한 평가를 진행한 결과, 상하이 살비지 컨소시엄, 차이나 옌타이 살비지 컨소시엄, 타이탄 마리타임 컨소시엄 순으로 협상우선순위가 결정됐다. 이는 이달 초 진행한 기술평가(90%)와 전일 조달청의 가격평가 점수(10%) 등을 합한 결과다.
종합순위 1위인 상하이 살비지 컨소시엄은 중국 교통운수부 산하의 국영기업과 국내 기업인 오션씨엔아이 간 컨소시엄으로, 851억원의 가격을 써냈다. 상하이 살비지는 최근 중국 양쯔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를 인양한 곳이다. 컨소시엄 내 국내 기업의 참여 지분율은 30%다. 오션씨엔아이는 장비와 인력 동원 등을 담당하게 된다.
상하이 컨소시엄은 당초 해수부가 제시한 완료기간보다 5개월가량 앞선 내년 7월까지 인양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상 크레인 1기를 중심으로 세월호를 통째로 끌어올리되, 선체 내 압축공기를 주입해 부력을 보조하는 방식을 택했다. 해상크레인은 현대중공업의 1만t급 크레인이 동원된다. 또 세월호 선체에 구멍 93개를 뚫어 체인을 감는 방식 대신, 막대기 형태의 인양용 빔 수십개를 선체 아래에 받쳐 와이어를 거는 방식을 택해 선체 훼손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세부 순서를 살펴보면 상하이 컨소시엄은 먼저 선체의 중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압축 공기를 주입시킨 후 인양용 철제 빔을 설치한다. 세월호의 선체 무게는 6835t으로 수중 무게는 8000t 상당이다. 기술제안서 상으로는 공기 주입을 통해 5000t까지 중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어 인양용 빔에 와이어를 걸어 해상크레인에 연결한 후 선체를 1차로 부양시키고, 예인선을 이용해 2m 떨어진 지역으로 수중 이동시킬 예정이다. 안전한 지역에 반잠수상태로 대기중인 플로팅 도크에 선체를 선적한 후, 자체 부력으로 플로팅 도크를 상승시켜 선체를 인양하고 배수작업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플로팅도크에 고정된 세월호는 예인선을 통해 120km, 24시간 가량 걸려 목포신항으로 이동하게 된다.
선박구난관련 전문 컨설팅기관인 영국 TMC의 스테판 시안씨는 "상부에 인양점을 갖는 것보다 (컨소시엄이 제안한 대로) 하부에 인양용 빔을 설치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더 안전할 것으로 본다"며 "선체의 벽이 노후화되고 부식이 많이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해수부는 오는 20일부터 우선협상대상자인 상하이 살비지 컨소시엄과 협상을 시작한다. 연영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협상과정에서 제안내용이 변동되는 경우 계약금액은 증감될 수 있다"며 "세부 작업방법, 계약조건 등에 대해 합의하고 최종계약을 체결하는 수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차순위 업체와 협상하게 된다. 협상기한은 따로 정하지 않고 원하는 결과가 나올때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연 실장은 "연내 잔존유 제거, 유실방지 등의 작업이 먼저 이뤄진 후 본격적인 인양작업에 내년부터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순위 업체는 세계 5위권 인양업체인 차이나 살비지와 국내 기업인 유성수중개발(10%), 금융개발(10%), 에스아이엔지니어링(10%) 간 컨소시엄이다. 구난분야 전문인력만 2000여명에 달한다. 이 컨소시엄은 990억원을 투찰했다.
이어 3위인 타이탄 마리타임 컨소시엄은 본사를 미국에 둔 영국 민간기업 타이탄(60%)과 네덜란드 스비처(10%) 등 세계 인양업체 빅3로 꼽히는 두 곳이 국내 기업 엔케이(10%), 창우해양(10%), 태평양해양산업(10%)과 함께 참여했다. 투찰 금액은 999억원이다.
한편 이번 입찰에는 총 7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스미트 컨소시엄은 입찰보증금 부족으로 실격처리 됐고, 나머지 3개 참여사는 기술점수 부족에 따라 협상적격자에서 제외됐다. 평가기준의 90%를 차지한 기술점수는 각 컨소시엄별로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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