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14일 국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특별위원회에선 메르스 확산의 책임을 놓고 보건당국과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뤄졌다.
특히 메르스 확산 초기 삼성병원이 보건당국에 비협조적이라는 의혹을 규명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가장 먼저 질의에 나선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삼성병원 감염원인 14번째 환자(35)가 확인된 지난 5월30일 밤 역학조사관이 병원에 파견됐을 당시 출입을 막았다는 의혹에 대해 질의했다.
정 의원은 또 삼성병원에서 보건복지부에 보낸 자료를 토대로 "삼성의료원에서 (격리대상)환자에게 먼저 연락한 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임하라고 돼 있다"면서 "이런 태도가 삼성병원에서 여러 의혹을 받는 대표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송재훈 삼성병원장은 "역학조사관과 함께 30일 새벽부터 작업하기 시작해 하루종일 메르스 노출자를 파악해 31일 격리대상을 역학조사관에게 제출했다"면서 "자료 작성은 역학조사관이 한 것"이라고 답변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같은 자료는 역학조사관이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이 해명했다.
다른 특위 위원들도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초 삼성병원에 협조 공문을 수차례 보낸 점을 지적하며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은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송 원장은 "6월 중순까지 메르스 노출자에 대한 격리 과정을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와 상의했다"고 부인했다.
그는 또 삼성병원의 격리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환자와 의료진에 대한 격리는 병원이 담당하지만 방문자는 방역당국이 추가로 노출자를 파악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병원에 있는 환자에 대한 관리는 병원에서 역할을 하지만 지역사회는 방역당국의 책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방문자를 파악하는데 상당히 어려운 점이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4번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의 CT자료 삼성병원에 제출한 점을 지적하며 " 14번 환자의 평택성모병원 경유 사실을 알고도 삼성이 너무 큰 병원이어서 관료주의에 빠진 것이 아니냐"면서 "오만하게 환자를 대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또 삼성병원 관계자가 지난달 초 국회에 출석해 '삼성병원이 (메르스에) 뚫린 것이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삼성병원도 뚫렸고 국가도 뚫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장은 "저희 병원에서 메르스 감염이 대규모로 발생하고, 유명을 달리한 환자들과 감염자들, 격리자와 가족 등 많은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하다"면서 "저희 병원이 미흡해 이런 결과가 생겼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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