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메달로 자존심 지켰지만 金 놓친 인교돈 등 아쉬움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한국 태권도는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 여덟 개, 은메달 네 개, 동메달 세 개를 땄다. 품새 다섯 종목에서 금메달을 휩쓸었고, 여자 개인 겨루기에서 김민정(20·한국체대·53㎏급)과 김소희(22·삼성에스원·57㎏)가 우승했다. 태권도 경기 마지막 날인 지난 13일, 남자 단체 겨루기도 중국을 9-8로 꺾고 여덟 번째 금메달을 차지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 가장 많은 메달을 목에 걸어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2014년 림프암 진단을 받은 인교돈(23·한국가스공사)은 이를 극복하고 남자 87kg급 겨루기에서 값진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남자 단체전까지 우승을 거머쥐면서 이번 대회서 인간 승리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기대했던 남자 개인 겨루기(은3, 동1)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대표선수들은 국내 최고라고 하기 어려웠다. 이상헌 대한태권도협회(KTA) 국제대회 부장(56)은 "광주 유니버시아드 성적에는 리우올림픽 랭킹 점수가 부여된다. 외국에서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부분 참가했다. 우리는 대학연맹 선수들 또는 실업 1년차 선수가 나갔다"고 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것은 바람직하지만, 경기력을 극대화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박종만 대표팀 감독(54)은 "태릉에서 20일 정도 훈련하고 대회에 나갔다. 대학연맹에서 주최하는 대회인데다가 또 각자 소속팀이 있다 보니 소집기간 등 훈련하는데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실력은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세계태권도는 이미 오래전에 평준화됐다. 이상헌 부장은 "종주국이라도 금메달 한 개를 장담할 수가 없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고 세계화되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지만, 한국이 국제화 시대에 세계 태권도를 리드하려면 기술개발이나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량 향상을 위해 경기 방식 자체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부터 도입된 전자호구는 심판의 투명성을 높인 대신 경기 형태를 왜곡했다. 박 감독은 "전자호구로 채점하다 보니 다양한 발차기가 나오지 않는다. 발바닥에 센서가 있기 때문에 다리가 긴 서양 선수들에게 유리하고 기술과 상관없는 변칙 공격이 나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