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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증시 쇼크, 브릭스 정상회의서 비공식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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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노미란 기자] 9일(현지시간) 폐막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중국 주식시장 폭락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다.


정상들은 대놓고 같은 편인 중국 주식시장 문제를 꼬집지는 못 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정에 대해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의 폐막 후 "우리는 금융시장 불안정과 원자재 가격의 높은 변동성, 많은 선진국의 높은 공공부채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하지만 비공식적 자리에서는 중국 주식시장 폭락과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방식에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상공회의소 소장이면서 브릭스 기업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세르게이 카티린은 "중국 주식시장 폭락이 비공식적으로 논의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주식시장 폭락을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어쨌든 급격한 변동성은 불안을 야기하고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다소 직설적으로 중국 경제 거품 붕괴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 위험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시장의 과열은 세계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주고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려 러시아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원자재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국시장 불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남아공 유틸리티기업 에스콤의 브라이언 볼레페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시장 혼란은 당연히 모든 브릭스 국가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펀드 판매 중단= 중국 증시에서 상장 종목의 절반 이상이 무더기로 매매가 정지되자 해외에서 중국에 투자하는 주식펀드의 판매와 해지가 중단되고 있다.


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0개 이상의 중국에 투자하는 주식 펀드의 판매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다이와자산운용은 '다이와 선전A주 펀드' 판매를 중단했다. 노무라증권과 스미토모 미츠이 자산운용도 중국 주식펀드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스미토모 미츠이 UFJ 국제투신은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중단된 펀드의 운용자산은 400억엔 규모다. 이들 펀드의 매매 중단 조치가 언제 재개될 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 판매 중단은 펀드 내 투자 주식의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게 되면서 펀드 기준가격을 산출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본투자신탁협회는 중국 주식펀드의 판매와 해지 중단 조치에 따른 영향을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의 전체 펀드 설정액 중 중국 주식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미달한다.


한편 중국 주식시장 폭락의 여파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애플 주가에까지 미쳤다.


◆애플 주가도 하락= 애플 주가가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을 의미하는 조정장에 진입했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 하락한 120.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28일 기록한 사상최고치(주식 분할 이후) 134.54달러에서 10.8% 떨어진 것이다. 애플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해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애플과 중국시장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중국 내 애플 제품 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 증시가 급등할 때 애플 주가에도 어느 정도 거품이 끼었고 중국 증시가 하락하자 애플 주식도 함께 조정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 UBS는 중국 증시 급락을 넘어 중국 경기 전반의 하강 위험으로 이어지면 애플 주가에도 상당한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내 애플 제품 수요 감소를 우려한 대목이다. 애플 매출에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이른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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