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순환출자 지배구조 약점 보완할 묘책…재벌가도 IPO 바람

시계아이콘01분 24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SK D&D, 상장 첫날 상한가…주가 30% 올라
최창원 부회장, 지분 매각해 지배구조 강화 전망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상장은 경영권 승계를 앞둔 재벌가에서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증시 활황세에 올라타 지분 가치를 극대화한 다음 이를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주력 계열사의 지배체제를 굳건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재벌그룹이 보유한 계열사가 상장 요건을 충분히 갖췄더라도 기업공개(IPO)를 꺼렸다. 재벌 특유의 '폐쇄성'이 작용한 탓인데 기업을 공개하면 매출과 자금 흐름, 임직원 현황, 지배구조 등이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벌그룹이 보유한 취약한 순환출자 구조의 계열사가 최근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Activist) 투자자'로부터 공격받으면서 이를 방어해야 할 위기에 놓이자 상황이 달라졌다. 연결고리가 취약한 기업의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데, 요즘처럼 기업 매물이 많은 상황에서는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보다 상장을 통한 조달이 더욱 용이하다. 재벌 총수 일가가 지분을 많이 확보하고 있고 내재가치가 뛰어난 기업이 최근 잇따라 상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23일 상장한 에스케이디앤디의 경우가 대표적 예다. SK D&D는 상장 첫날 주가가 시초가 대비 1만5600원(30%) 오른 상한가를 기록하며 6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 2만6000원의 2.6배다. 8년전 최창원 부회장의 취득단가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35배다. 덕분에 47억원을 투자했던 최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1651억원으로 늘었다.


업계는 최 부회장이 6개월 보호예수가 풀리는 시점에 SK D&D 지분을 매각해 '최창원→SK케미칼SK가스→SK D&D'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강화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최 부회장이 보유한 SK케미칼 지분은 13.17%에 불과하며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3.39%)이다.


범 현대가에서도 이와 비슷한 작업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회사 이노션은 7월 중순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노션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딸 정성이 고문이 지분 40%,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의 핵심이지만 정 부회장은 지분이 전혀 없다. 이노션 상장으로 정 부회장이 구주(140만주)를 매각해 약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고, 상장후 추가로 보유 주식을 내다 팔아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하면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다.


지난 19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아이콘트롤스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물밑작업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현재 현대산업개발 지분이 13.36%에 불과하다. 2대주주인 템플턴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 10.91%와 2.45%p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현대산업개발의 지배구조는 '정몽규→현대산업개발→현대EPㆍ아이서비스ㆍ아이앤콘스'로 이어지는 구조다. 정 회장이 43.8%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콘트롤스는 현대산업개발 지분 3.38%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콘트롤스 상장으로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지배력을 강화할 자금을 수혈할 수 있다.  


정성엽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상장후 지분을 매각해 주력 계열사 지배구조를 강화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상장하면 유동성 확보가 쉽기 때문에 기업이 닥칠 위기에 대비해 미리 실탄을 확보해놓는 차원에서도 상장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