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구성 미래에셋 "IDT 기업과 공동컨소시엄 등 다각도 검토"‥키움 "내년 은산분리완화法 통과후 사업 뛰어들 것"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권해영 기자] 금융투자업계에서 미래에셋증권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겨냥해 첫 출사표를 던졌다. 키움증권, 이베스트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공동출자 혹은 단독 설립 카드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을 둘러싼 증권사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준비를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 상설 운영에 들어갔다. 미래에셋은 다른 증권사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보다 단독설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울러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와의 공동 컨소시엄 구성 방안도 논의중이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인터넷 전문 은행 설립에 미래에셋증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기회가 주어진 것을 환영한다"며 "ICT 기업 등 혁신성 있는 파트너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안을 포함,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단독설립이나 ICT와 공동컨소시엄 구성 방안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반면 물밑에서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키움증권은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키움증권은 1호 사업자 타이틀보다는 산업자본의 지분보유한도를 4%에서 50%까지 대폭확대하는 은산분리 완화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인 내년께 인터넷은행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업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던 공동출자 방안이 다소 주춤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사업 방안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을 비롯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KDB대우증권, 대신증권 등 8개 증권사와 함께 인터넷은행 TF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산업자본에 기반을 둔 증권사들이 올해보다 내년 관련 법 개정 이후 단독설립 방안으로 돌아서면서 공동출자 방안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다. 더구나 증권사 공동 설립 이후 경영권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공동출자 카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사내 전략기획실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검토단계로 연내 시범사업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은 신사업전략부를 신설하고 인터넷전문은행 등을 포함한 핀테크사업을 모색하는 단계로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은 올해 1호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 보다는 내년에 법 개정 이후를 내다보고 있을 것"이라며 "소규모 증권사들은 자본력이 약해 공동출자를 희망하고 있으나 향후 경영권 분쟁이 우려돼 대형 증권사들이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다만 대다수의 증권사들은 다음달 초에 금융위원회가 내놓을 인터넷전문은행 가이드라인을 검토한 후 구체적인 추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을 지배할 수 있는 산업자본의 비중을 기존 4%에서 50%까지로 풀겠다는 금융위 방침은 파격적이지만, 실제로 국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수치가 달라질 수도 있어 그 결과에 따라 합종연횡의 형태가 다양하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 오는 9월 예비인가 접수, 12월 예비인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본인가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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