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4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캐나다 하베스트가 자금 조달과 상환 능력 부족으로 부도(default)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국정조사에서 야당이 제기한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의 부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홍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월6일 캐나다 하베스트가 석유공사에 보낸 '하베스트 유동성 현안보고 및 지원요청' 공문에서 하베스트는 영업이익(EBITDA)의 대폭 감소로 인해 CIBC등 채권은행들과 맺은 여신 약정을 지키지 못해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으니 자금을 급히 지원해달고 석유공사에 요청했다.
이어 3월19일 석유공사는 이사회를 열어 하베스트에 대한 약 1조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서주고, 단기 유동성 문제 해소를 위해 약 1700억원의 자급을 직접 지원하기로 결의한다.
홍 의원은 "하베스트가 수익을 내려면 최소한 국제유가가 74달러를 넘어야 하는데 석유공사의 자체 전망도 2017년에 겨우 74달러를 넘는 것으로 되어 있다"며 "하베스트 단기 자금 부족이 연말까지 약 5200억원에 달해 이번 석유공사의 지원도 눈앞의 부도 위기를 넘기는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원개발 국정조사에 출석한 서문규 석유공사 사장이 하베스트 인수 후 손실이 발생한 날(NARL)의 매각을 완료해 향후 재무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던 게 결국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라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석유공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로 신용 등급이 투자 부적격으로 하락했고, 더 이상 자금을 자체 조달할 수 없어 정부의 지급보증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사실상 하베스트 자체 경영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이 와중에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농협, 행정공제회 등을 비롯한 연기금은 7월중으로 하베스트에 약 17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석유공사 '유가급락에 따른 하베스트사 지원방안'과 'KANATA JV 투자유치 추진경위'에 따르면, 연기금과 새마을금고, 농협, 행정공제회 등은 하베스트의 단기 자금지원을 위해 7월중에 약 17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국정조사에서 하베스트 날의 부실 인수를 지적해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의 문제점을 제기하였는데 이제는 모회사인 하베스트마저도 잘못된 인수라는 게 사실로 드러났다"며 "정부가 주장한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회수율 114%가 허구라는 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공적연금 개혁을 외치던 박근혜 정부가 연금의 효율적 운용을 외면한 채 부실이 불보듯 뻔한 하베스트에 국민의 혈세인 연기금을 동원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하베스트 투자 계획과 관련 "석유공사가 인수한 하베스트에 투자한 바 없으며,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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