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포비아(phobia, 공포증)가 해외여행객 급감으로 이어졌다. 성수기를 앞두고 터진 악재로 항공사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5월말부터 현재까지 7만 여명이 항공권 예약(발권 여객 포함)을 취소했다고 10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5월30일부터 이달 8일 현재까지 메르스 여파로 하루 평균 3700여명이 항공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하루 평균 국제선은 2800여명(출국800여명, 입국 2000여명), 국내선은 900여명이다.
10일간 항공권 취소 여객 수는 3만7000여명에 달한다. 국제선은 2만8000명, 국내선은 9000명 수준이다.
국제선 탑승률도 5월 중순 80% 중반 대에서 5월30일을 기점으로 70%대로 내려앉았다.
아시아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시아는 지난 31일부터 8일 현재까지 2만7527명이 여행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국제선과 국내선에서 하루 평균 3000여명이 예약을 취소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하루 평균 항공권 취소 여객수 6700여명으로 계산한다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11일간 7만3700명이 취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업계에서는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항공사 실적 확보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3분기 여름 성수기간 실적으로 1년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항공업계 특성상 메르스는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악재"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항공업계에 주는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이 최선"이라고 답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도 "메르스 진행사항을 예의주시하며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질병관리본부 및 검역소와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해 확산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르스 사태에 따른 눈앞의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그간 호황을 보였던 단거리 여객과 화물의 업황이 정점을 지나가고 있으며 장거리 여객의 치열한 경쟁상황도 여전하다"고 전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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