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편의점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에 수익성 개선, 오너가 지분확대까지 '꿩먹고 알먹고'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편의점 업계 1위로 불리는 BGF리테일이 계열사 BGF캐시넷을 100% 자회사로 흡수한다. BGF리테일 측은 이미 BGF캐시넷의 지분율이 40%이상이어서 지배주주였던 만큼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의미를 제한했지만 업계에서는 자회사 편입으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는 물론, 수익성과 성장동력 확보, 오너가 보유주식 확대까지 '꿩먹고 알먹고' 효과를 볼 것이라고 예상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달 말 주식교환을 통해 BGF캐시넷을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다. 주식교환비율은 1대 0.0185950이다.
BGF캐시넷은 금융자동화기기(CD/ATM) VAN사업, 자동화기기 관리사업, 모바일상품권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현금영수증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BGF리테일은 기존 BGF캐시넷의 지분 41.94%(520만주)를 보유해 최대주주였다. 회사에 대한 영향력은 지금이나 이후에나 크게 변함없다. 그러나 CU편의점 점포에 ATM기를 설치하면서 불거졌던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와 더불어 재무제표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 기존 계열사일 때는 BGF캐시넷의 보유지분에 따른 지분법이익만 재무제표에 합산됐지만 완전자회사가 되면 매출, 영업이익이 고스란히 BGF리테일의 재무제표에 합산되기 때문이다.
BGF리테일의 주 사업인 편의점은 영업이익률이 3%대이지만 BGF캐시넷은 지난해 기준 10%로 높은 편이다. BGF캐시넷은 지난해 매출액 469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 즉, 이미 알짜 계열사를 통해 동종업계 대비 수익성이 나은 편이었던 BGF리테일이 앞으로 더 좋아진 재무제표를 투자자들에게 내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4조9623억원에 영업이익 143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에 못 미쳤다. 반면 BGF리테일은 매출 3조3679억원에 영업이익 1241억원으로 이익률이 3.7% 가량이었다.
BGF캐시넷 사업군이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기대요소다. 주사업인 CD·ATM의 경우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자사 365코너를 줄이고, 제휴사와 공동서비스 하는 식의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어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BGF캐시넷은 현재 5개 금융기관의 132개 코너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현금영수증 서비스사업도 높은 소득공제 혜택 덕분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모바일상품권 역시 편리함을 바탕으로 종이ㆍ플라스틱 카드 형태의 상품권을 빠르게 대체해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BGF캐시넷의 매출이 올해 508억원, 내년에는 538억원, 2017년에는 549억원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결기준 BGF리테일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 동종업계에서는 편의점 실적만 놓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불만들이 있었다"며 "성장이 예상되는 계열사를 미리 자회사로 흡수해 전체 마진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 또 개인편의 관련 모든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BGF캐시넷과의 주식교환으로 오너가의 BGF리테일 보유주식이 확대되는 것도 이득이다. BGF캐시넷은 홍석조 회장이 8.06%, 홍정국 BGF리테일 상무와 차남 홍정혁씨가 각각 8.56%씩 지분을 들고 있다. 단순계산하면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홍 회장의 장남과 차남은 나란히 BGF리테일 1만9747주, 홍 회장은 1만8595주를 추가하게 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BGF캐시넷 자회사 편입은 ATM기기를 편의점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맞다"며 "오너가의 BGF리테일 주식이 증가하는 것은 다른 은행에 있던 저금을 옮겨오는 수준"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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