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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B병원의 '미스터리'…평택성모 '3차 감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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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집중 발병한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의 미스터리가 풀렸다. 최초 확진자(68)가 사흘간 입원한 이 병원에서 입원환자나 의료진 사이에서 '3차 감염'이 일어나면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 환자수가 대거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가 5일 발표한 추가 메르스 확진자 5명 가운데 3명이 평택성모병원에서 나왔다. 특히 이 중 2명은 최초 확진자가 퇴원한 이후 이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39번째 환자(62)는 지난달 20~28일까지, 40번째 환자(24)는 같은 달 22일부터 7일간 평택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최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에 병원에 입원했다 감염된 것이다. 이 병원에서 최초 환자에 의한 2차 감염이 발생한 뒤,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등으로 바이러스가 옮겨간 '3차 감염'이 이뤄지면서 급격히 메르스가 확산된 것이다.


평택성모병원은 최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20일 이후 이 환자가 머물던 2인용 병실을 소독했지만, 병원내 나머지 병실은 방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 환자가 머물던 병실에 있는 8층의 입원 환자들을 7층으로 옮기면서 8층내 감염자가 다시 7층을 감염시킨 정황도 포착됐다. 대부분의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잇따라 감염이 이뤄진 것이다.

정부의 메르스 역학조사에 참여한 고려대 천병철 예방의학과 교수는 "같은 병동의 의료진이나 다른 환자끼리 접촉을 통해 병원균을 주고받았을 3차 감염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병원내 설계 문제도 감염의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초 확진가 머문 병실의 경우 환기구가 없고, 미닫이 문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민관합동 메르스 역학조사위원회 최보율 한양대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비말이 상당간 오래 축적될 가능성과 확진자로 나온 의료인에 의해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을 놓고 역학조사를 하고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에어컨의 필터들을 조사한 결과 바이러스 RNA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최초 환자가 2차 감염자를 많이 양성한데다, 8층의 환자를 7층으로 이동시키는 과정, 병동내 환기와 병원의 감염 관리 수준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감염자 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이 평택성모병원내 '3차 감염'을 간과하면서 메르스 공포는 더욱 확산됐다. 이는 최초 확진자 한 명이 이 병원에서만 27명을 감염시킨 셈으로, 최초 확진자가 '슈퍼 확진자'라거나 다른 나라에서 발생하지 않은 '공기 감염'이나 '바이러스 변이'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메르스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정부가 이를 면피하기 위해 최초 감염자에 의한 '2차 감염'이라는 점을 강조한 탓이다. 그러면서 보건당국은 "3차 간염은 반드시 막겠다"고 호언장담했고, 이후 다른 병원으로 메르스 감염이 확산되면서 3차 감염은 현실화됐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감염병은 지역사회 간염을 '3차 간염'으로 보고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병원내 감염을 '2차 감염(secondary infection)'으로 표현하고 있다.


천 교수는 "(성모병원의 3차 감염 가능성을) 보건당국이 몰랐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병원감염은 3차, 4차 감염이 잇따라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데 당국이 왜 3차 감염을 막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기 메르스에 대한 잘못 판단한 것의 연장상승에서 같은 병동에 있는 사람들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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