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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발전소를 메고 다닌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36초

"2020년 27조 원 태양전지 시장을 품어라"

[과학을 읽다]발전소를 메고 다닌다 ▲배낭용 태양전지.[사진제공=코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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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해를 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태양과 뜨겁게 사랑하는 이들이 존재합니다. 한 평생 해를 통해 에너지를 얻겠다고 팔을 걷어 부친 연구자들이 다가옵니다. 지구촌은 지금 이산화탄소 배출로 몸살을 앓고 있죠. 남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올해 엘니뇨(El Nino, 남아메리카 열대지방의 서해안을 따라 흐르는 바닷물이 몇 년마다 1번씩 유난히 따뜻해지는 이례적 현상)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면서 지구촌에 폭우와 가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이 모든 것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때문입니다.


그동안 인류가 지구에 있는 에너지를 쏙쏙 빼먹다 보니 지구가 심각한 열병에 휩싸여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 같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차세대 태양전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2018년에 충청북도 진천군을 방문하면 색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올 것 같습니다. 태양열과 태양광을 이용한 에너지 자립도 100%의 에너지타운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진천군은 농다리로 유명한 곳이죠. 진천군은 태양열과 광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친환경에너지 타운으로 재탄생합니다. 이뿐 아니라 하수폐열과 지열을 이용한 에니지도 만들어냅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남아도는 열에너지는 지하에 저장해 놓습니다. 겨울철에 필요할 때 난방용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해를 품은 사람들 = 2018년 진천군에 이 같은 모습이 갖춰지기 위해서는 태양전지가 필수입니다. 태양열과 광을 모아 전기로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지금 지구는 에너지 고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매년 15% 가까이 에너지 수요는 증가하고 있죠. 기존의 화석연료는 유한하기 때문에 에너지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화석 에너지 자원이 부족합니다. 97%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죠.


탄소 증가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재생 에너지에 대한 연구 개발이 절실합니다. 이미 독일의 경우 전체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 비율이 27%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3.6%에 불과합니다.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은 2010년 400억 달러에서 2020년에 이르면 6배 정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치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지금 태양전지에 대해 정부와 산업체가 결합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리콘 태양전지 넘어야 = 현재 대부분 태양전지는 결정질 실리콘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을 말합니다. 전체 태양전지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죠. 실리콘 태양전지 분야는 값싼 중국 제품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저가에 대량으로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는 것이죠.


실리콘을 뛰어넘어 차세대 태양전지가 있습니다. 현재 한창 개발 중인데 아직 상용화하기에는 여러 가지 극복해 할 숙제가 많습니다. 차세대 태양전지는 크게 네 가지인데 ▲유기 ▲CIGS(Cu, In, Ga, Se 화합물반도체) ▲연료감응 ▲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주인공들입니다. 현재 정부는 1200억 원을 투입해 2020년까지 관련된 연구개발(R&D)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글로벌프런티어 멀티스케일에너지시스템연구단(단장 최만수)을 2011년 발족시켰습니다.


◆효율성과 수명이 관건 = 태양전지 중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바로 페로브스카이트에 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효율성과 수명이 우수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올해 정부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효율을 높이고 수명을 늘리는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면적으로 개발하고 또한 플렉서블한 태양전지 개발로 이어간다는 전략입니다. 셀 효율은 24% 이상, 수명은 10년 이상 되는 제품을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2011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태양전지 열풍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흐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중입니다. 글로벌마켓아웃룩의 통계를 보면 2011년 이후 매년 30GW 규모 이상의 태양전지가 설치 중이라고 하는군요. 보통 원자력발전소 1기가 1GW 정도 됩니다. 원자력발전소 30기에 해당되는 규모의 태양전지가 설치되고 있다고 보면 되는 것이죠.


◆응용 분야도 넓은 태양전지 = 태양전지는 생활 곳곳에 응용이 가능합니다. 아웃도어 제품 중에 텐트나 웃옷, 가방 등에 이미 태양전지가 설치된 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자 제품에도 태양전지를 활용하는 제품이 개발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루프에 구축해 에너지를 얻겠다는 모델도 시도 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자도 있습니다. 석상일 한국화학연구원 박사인데요. 석 박사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적용한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해 효율을 20.1%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와 확연히 구분됩니다. 휘어지거나 구부릴 수 있는 유연성이 가능하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2020년 27조 시장 품어라 = 미래창조과학부는 태양전지가 앞으로 웨어러블 전자기기, 건축 자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통계회사들은 2013년 23조 원에 육박한 태양전지 시장이 2020년쯤에 27조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래부는 4개 분야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효율은 20%, 수명은 20년 이상 되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지난 3일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태양전지 관련 업체와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최만수 단장은 "산업체의 연구개발 투자와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다"며 "탈 화석 연료와 저탄소 재생에너지 기반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태양전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사업화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원천기술이 튼튼해야 기술화, 사업화가 가능할 것이고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과학을 읽다]발전소를 메고 다닌다 ▲자동차 루프 태양전지.[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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