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에 관한 한 앞날을 예견한다는 것은 불가능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렸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유쾌한 행동으로 주총을 축제처럼 이끈다. 주총 참석자들이 버핏 회장의 이런 모습만 보려고 오마하까지 먼 길을 달려가는 것은 아니다. 그의 발언에 투자철학이 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 데이브 코펜헤퍼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번 주총에서 버핏 회장이 결코 하지 않을 일 세 가지가 있음을 알게 됐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 온라인판에서 최근 밝혔다.
◆버크셔 해서웨이 쪼개기=버핏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상적으로 굴러가고 있다"고 발언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쪼갤 일이 결코 없다는 뜻이다. 그는 "여러 회사의 세율이 동일할 경우 많은 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펀딩 수단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다른 기업들은 성장하기 위해 많은 부채를 짊어져야 한다. 그러나 버크셔 해서웨이는 60개 자회사 중 한 기업의 자금을 다른 자회사로 돌릴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업 구조 덕에 이를 세금 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런 식으로 연간 수백만달러의 세금을 절약한다.
◆거시경제에 대한 걱정=버핏 회장은 인수 대상 기업을 고를 때 거시경제 요인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 거시경제에 관한 한 앞날을 예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9년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샌타페이(BNSF)를 인수할 당시 경기침체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거시경제 요인을 생각했다면 BNSF는 인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BNSF가 진입 장벽이 높은 철도산업에서 경영상태가 양호한 기업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철도가 비용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운송 수단임을 알고 있었다. 앞으로도 수십년간 그러리라 판단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장기 투자다. 오늘날 버크셔 해서웨이의 순이익 가운데 20%가 BNSF에서 비롯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내 것'=버핏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업구조, 혹은 인수 대상 기업에 대해 생각할 때 주주들에게 무엇이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줄지 고민한다.
기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버핏 회장은 자신이 "주주들을 위해 일한다"며 "따라서 기부 여부는 주주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50년 사이 버핏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그렇고 그런 직물공장에서 3000억달러(약 325조9800억원) 규모의 복합 보험업체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그동안 버크셔 해서웨이가 '내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버핏 회장은 의결권을 무려 34%나 갖고 있다. 원할 경우 못 할 일이 없다. 하지만 그는 예나 지금이나 주주를 파트너로 대한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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