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18일 방한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오는 19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도자동차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시장이 두터운 인구층과 12억의 거대 내수시장으로 잠재력이 강력하며 컴팩트 세단의 부상, 소형 자동차의 수출 기지화, 상용차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등을 통해 2020년에는 세계 3위의 자동차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3일 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말 이후 부진이 지속되던 인도 자동차 판매는 지난 2014년 5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전체적인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중에도 전년동월비 16.5% 증가한 21만7000대가 팔렸으며 1∼4월간 판매는 7.7%증가한 91만9000대를 기록했다. 전년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주요 업체들의 잇단 신차출시, 물가 안정에 따른 소비 심리 회복이 작용한 결과다. 지난해 10월 5.1%감소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다. 2차례에 걸친 기준 금리 인하 및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유가 인하도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마힌드라를 제외하고 현대차 등 상위권 업체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1위인 스즈기마루티는 소형 가솔린 모델 수요 증가로 알토, 스위프트, 왜건R, 디자이어 등 주요 볼륨 모델이 호조를 보이며 27.3% 증가했다. 현대차는 3만8610대가 팔려 전년동기(3만5248대) 대비 10%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출시한 엘리트 i20과 i20액티브가 1만2천대 이상 판매됐다.
인도업체인 마루티는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10만709대를 팔았으며 마힌드라는 1만831대로 1%증가에 그쳤다. 혼다(1만2636대), 도요타(1만2325대)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14%, 63%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에 GM은 작년같은달보다 32%줄어든 3612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인도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조사기관인 IHS에서는 인도 자동차시장이 2005년 글로벌 15위에서 지난해 7위에 진입했으며 2020년경에는 500만 대 수준의 판매를 달성해 세계 3위로 도약할 예측하고 있다.유럽 컨설팅업체인 롤랜드버거는 인도 자동차시장이 판매량 기준으로 2014년 약 320만 대에서 2019년 약 530만 대로 연평균 약 1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는 2026년까지 1340만 대의 승용 판매 달성을 목표로 하는 비전을 내놓기도 했다.
각 업체들은 인도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에 대응해 현지생산 능력을 대폭 강화하려는 움직임
을 보이고 있다. 신정부 출범에 따라 경제가 회복추이를 보이고 신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업체들은 12억의 인구 및 젊은 노동력을 보유한 인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14년 현재 인구의 65%가 35세 미만이며, 2020년에는 인도 평균 연령이 29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시장 내 1위를 확고하게 점하고 있는 스즈끼마루티는 향후 3년에 걸친 400억 루피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분기 중 최초의 크로스오버 차량인 SX4 에스크로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하반기 중 고급 해치백 YRA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소형차 중심 이미지 개선 및 고급감 향상을 위해 신규 브랜드센터 형태의 딜러샵을 운영하고, 농촌 지역 공략을 확대하여 1대 이상 판매 마을수를 기존 12만 5000 개 마을에서 15만 개 마을로 늘릴 계획이다.
스즈끼마루티는 2012년 40%의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45.3%까지 올리며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엔저로 일본에서의 부품 수입액이 줄면서 수익이 늘었고 저유가에 따른 가솔린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최근 발표한 2015 회계연도(2014.4~2015.3) 순이익 또한 371억 루피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구자라트 주에 스즈끼의 독자 투자를 통해 2017년부터 연산 10만대 규모 생산이 가능한 신공장의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현 생산능력 수준인 연산 150만 대 규모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혼다 또한 향후 400억 루피를 투자해 구자라트에 연산 10만~12만5000대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 2017년 3월 이전에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드, 르노닛산, 폭스바겐도 증산대열에 합류했다.
각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맞춰 인도 현지 언론에서는 수년 전부터 현대차가 3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연간 6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1997년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시장에서 자동차 41만여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16.2%로 2위 자리를 지켰다.
각 업체들은 유통망 확대도 적극적이다.인도 내 딜러망 수는 스즈끼마루티가 약 1300여 개를 보유하여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가 400여 개, 그 이외 업체들은 100~200여 개 수준의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딜러망을 보유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기존 100여 개에 불과한 전체 딜러망 수를 2015년까지 15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GM 또한 현재 270개인 딜러망 수를 2015년까지 30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닛산도 130여 개에 불과한 딜러망을 2016년 3월까지 300개, 2016년 말까지 3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코트라 신흥시장팀 이미경 전문위원은 "인도 인구가 2025년 14억 6900만명을 넘어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의료기기, 헬스케어 등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와 철도 및 스마트시티 건설, 신재생에너지 등 인도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산업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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