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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싱크홀 발생원인과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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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싱크홀 발생원인과 예방 박삼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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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Sinkhole)은 석회암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다.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탄산가스가 녹아 있는 지하수에 의해 용해되어 공동이 발생되고, 이것이 지표 부근까지 확대되어 상부 지층이 갑자기 함몰되면서 생긴 구멍을 말한다.


국내의 경우 2004년부터 전남 무안군 일대에서 싱크홀이 발생하여 가옥 및 농경지가 함몰되었고, 2013년 충북 청원군에서 농경지에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한 적이 있다. 석회암지역에서 싱크홀 발생 메커니즘은 지표 부근에 형성되어 있는 석회암 공동에 지하수가 갑자기 배출되면 지하수위 하강으로 공동 상부의 지층을 떠받들지 못하게 되고, 지지력을 상실한 공동 상부 지층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식이다.

최근 서울시 등 도심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도로함몰은 석회암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과는 지하 공동 발생 메커니즘과 그 원인이 다르다. 도심지 충적층 내에서 공동이 발생하는 원인은 주로 노후된 지하매설물의 파손이나 대형 굴착공사 및 지하구조물에 의한 영향으로 지하수에 의해 흙이 유실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 7월까지 도로함몰 건수가 총 3119건인데 그중에서 하수관 파손에 의한 것이 2636건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에 인접 굴착공사, 상수관 파손 등으로 나타났다.


도로함몰 발생 건수를 연도별로 분석해보면 2010년부터 매년 20% 정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도로함몰의 증가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땅속의 흙을 유실시키는 원동력인 지하수의 변동과 하수관로 등 지하시설물의 사용연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로함몰의 공동 크기는 1㎥ 이하가 2803건으로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사고 위험을 유발할 수 있는 1㎥ 이상의 공동 크기도 316건이나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 상하수도관의 약 30%가 설치 후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노후된 상하수도관을 일제히 교체하는 것은 예산 등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일본 도쿄시의 경우 도로함몰 사고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지하시설물의 유지관리이력, 시설진단 및 중요관로 정보로부터 대책 우선도를 작성하고 있다. 지하시설물의 종류와 매설연도를 바탕으로 사고발생 위험도를 평가하고, 도로 및 인도 등 발생장소를 고려하여 사고 영향도를 평가하여 설정한 대책 우선도에 따라 지하공동 탐지 및 대책 수립, 노후된 하수도관의 교체주기를 계획하고 있다.


도심지 도로함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하공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전부터 지하공동을 탐지하는 방법으로 GPR(지하레이더)탐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3차원 GPR탐사 기술이 개발되어 지하매설물이나 지하공동을 3차원적으로 영상화하고 있으며, 탐사시스템을 차량에 탑재하여 도로 한 차선의 폭을 빠른 속도로 탐사할 수 있다. 국내에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04년에 3차원 GPR탐사시스템과 해석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유적조사 등에 사용해 왔으나 도로함몰 등의 조사 경험은 많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GPR탐사의 경우 전도성이 큰 도심지 충적층에서는 땅속으로 보내는 전자기파가 감쇄되어 깊은 공동을 탐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까지의 탐사기술로는 깊이 2m 이내에 0.5m×0.5m×0.2m(가로×세로×높이)의 공동이 분포하고 있을 경우에는 탐지 가능하지만, 탐사자료를 이용하여 지하공동을 판단하는 해석능력은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올해에 서울시를 비롯하여 몇몇 기관에서 3차원 GPR탐사 시스템을 만들고 있지만, 획득한 탐사 자료로부터 지하공동을 해석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모의 지하공동을 활용한 실대형 실험이나 현장탐사 경험을 단시간에 축적하는 길밖에 없다.


박삼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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