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원하는 국가는 'GCC, EEU, MERCOSUR'
경제적 이득·경기 상황 고려하면 얻을 것 없어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사우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이들은 모두 아랍어를 사용하며, 이슬람교를 믿고 세습왕정체제를 갖추고 있다. 또 세계적인 산유국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1981년 5월 걸프만 연안 6개 산유국이 역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결성한 지역협력기구인 걸프협력회의(GCC)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순방을 다녀온 중동 4개국이 모두 GCC에 포함되면서 경제협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조사한 자유무역협정(FTA) 기업제안 후보국가 가운데 GCC는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9년 7월 3차 협상 이후 중단된 GCC와 FTA가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도 함께 모아지고 있다.
국내 총 수입의 19.2%를 차지하는 GCC와 FTA를 체결하면 원유·천연가스 등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고, 자동차나 헬스케어, 교육 시장 등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GCC는 세계 주요 경제권과 FTA를 모두 추진했지만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제조업을 육성하고, 역내 관습과 제도를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부분 FTA 추진이 멈췄다.
다만 제조업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싱가포르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4개국), 뉴질랜드 등과는 FTA를 타결한바 있다.
결국 우리가 GCC와 FTA를 체결하기 위해서는 한·중 FTA 처럼 높은 수준의 제조업 시장 개방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당장 경제적 이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GCC 보다 상대적으로 FTA 추진이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중남미다. 이미 정부는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 한-에콰도르 무역협정 추진을 위한 공청회를 지난 1일 가졌다.
한-중미 FTA 체결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0.0257%, 후생 8234만달러 증가하고, 한-에콰도르 무역 협정도 GDP 0.01~0.04%, 후생 5100만~2억9250만달러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중미나 에콰도르와 FTA 선호 순위는 7위권으로 기업의 요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멕시코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남미공동시장(MERCOSUR)은 공동 2위로 더 높게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최근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어 우리와의 FTA 협상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기업의 FTA 선호도 조사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의 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5월 참여 예정)도 경기 침체와 유럽과의 갈등으로 FTA에 나설 여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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