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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협상 타결, 글로벌 정치·경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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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박선미 기자] 세계 정세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되는 이란 핵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이번 합의는 단순히 미국과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그치지 않고 중동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정세 변화를 예고하는 출발점이다. 경제 재건에 나서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가능해지면서 유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중동 및 국제 정세 변화 촉발하나= 이란 핵협상 타결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제 정세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이슬람 시아파의 리더인 이란은 전통적으로 중동지역의 맹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이란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견제 속에 정치적으로 고립돼왔고 석유 수출 및 무역, 금융 봉쇄로 인해 경제력도 쇠잔해진 상태다.

하지만 핵협상 타결을 통해 이란은 정치 경제적으로 급속히 재부상할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당장 중동 이슬람 국가 사이에서 수니파를 대표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양강 구도가 팽팽히 전개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의 후원 속에 시아파 세력이 확장되고 있는 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쿠데타를 통해 수니파 출신의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을 국외로 축출하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즉각 대대적인 공습으로 맞서고 있다. 이란의 지원 속에 시아파가 예멘을 장악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의 핵협상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을 경우 중동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우디의 정보국장 출신인 투르키 알파이잘 왕자는 이미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의 핵개발이 허용되면 사우디도 동등한 권리를 추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란과의 핵협상이 중동지역의 핵개발 경쟁을 통제불능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란의 핵보유를 생존권 문제로 바라보는 이스라엘은 앞으로 강력히 반발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주변 중동국가의 핵개발을 좌시하지 않았다. 1981년엔 이라크, 2007년엔 시리아의 원자로를 공습해 파괴한 전력도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가장 강력한 맹방이다. 그러나 이란 핵협상으로 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관계는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중동 및 이스라엘 정책 구상을 전면 재검토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유가 30달러까지 떨어지나= 이란 핵협상 타결로 이란의 원유시장 합류는 기정사실화됐다. 이란 경제는 원유 수출을 비롯한 각종 제재 완화로 탄력을 받을 듯하지만 당장 유가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95센트(1.9%) 하락한 49.14달러에 마감했다. 이란산 원유 등장에 따라 공급 과잉 확대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란의 원유 매장량은 전 세계 확인 매장량의 10%에 육박할 정도다. 그럼에도 서방 제재 탓에 이란산 원유 수출은 2011년 하루 평균 250만배럴에서 2013년 110만배럴로 급감했다.


이란이 경제 재건 자금 마련을 위해 공급과잉에 연연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원유를 수출할 것이라는 징후는 곳곳에서 관측된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핵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면서 "이란이 국제 원유시장의 '참가자'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제재가 풀리면 2개월 안에 원유 수출량이 2배로 늘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자바드 사레히 이스파하니 미국 버지니아테크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제재 완화로 이란 경제가 연간 5~8%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IBT)는 이란이 1000억달러 이상의 원유 수출 이익을 추가로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낙후된 생산 시설 탓에 즉각적인 증산은 어렵지만 이미 비축된 2000만~3000만배럴의 원유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임 아슬람 에바트레이드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원유를 수출하면 하루 평균 100만배럴의 원유가 더 쏟아지게 되고 유가는 3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조사 업체 IHS 에너지 인사이트의 빅터 셤 부사장도 "이란이 증산하면 사우디아리비아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증산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OPEC은 6월에 있을 회의에서 이란의 시장 참여를 감안해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어떻게든 결정할 듯하다. OPEC은 지난해 11월 하루 평균 3000만배럴의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해 유가 급락을 유도한 바 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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