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530억 순유입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국제유가 불확실성에도 불구 올들어 원유펀드의 순유입액이 지난해 대비 7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국제유가의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펀드평가회사 제로인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원유펀드의 순유입액은 530억원을 기록, 지난해 순유입액 대비 7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WTI)가 지난해 6월13일 1배럴당 106.91달러를 기록한 이후 급락하는 동안 원유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되레 높아진 셈이다.
부진한 수익률로 외면받았던 원유펀드 순유출입액 추이는 지난해 8월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1[WTI원유-파생](A)'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지만 8월부터 순유입으로 전환, 12월에는 연중 최고 수준인 20억원이 순유입됐다.
이같은 추세는 올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삼성 WTI원유특별자산1[WTI원유-파생](A)'의 지난 1월 원유펀드의 순유입액은 지난해 12월 대비 6배 많은 116억원을 기록했고 2월 196억원, 3월 현재까지 188억원이었다. 올해 1월19일 설정된 'KTB WTI원유특별자산[원유-재간접]종류A'에도 꾸준히 투자금이 유입돼 올들어 순유입액 4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1년동안 저조했던 수익률도 회복세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1[WTI원유-파생](A)'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3.70%, 최근 1개월 수익률은 -6.31%, 최근 1주일 수익률은 5.68%를 기록해 일단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KTB WTI원유특별자산[원유-재간접]종류A'의 수익률 역시 지난 1개월 동안 -6.41%였으나 지난 1주일새 3.10%를 기록했다.
김명동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저점이 어딘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과거 사례를 돌아봤을 때 유가의 추가적이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현재 유가가 저점이라고 감안해본다면 유가 관련 상품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원유가격이 단기간 추세전환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공급이 수요를 웃돌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고, 셰일가스업계의 구조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더욱이 2분기 이후 달러 가치에 대한 부담도 크다.
유경하 동부증권 원자재담당 연구원은 "달러 약세에 기반한 최근의 원유 관련자산 매수는 '달러 약세'라는 전제조건이 유지될 경우에만 유효하다"며 "미국 경제지표가 재차 개선추세로 돌아서거나 그리스와 우크라이나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원유시장은 다시 한 번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2분기 드라이빙 시즌 수요가 본격화되면 재고부담 완화예상된다”면서도 “하반기 가격회복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셰일업계 구조조정 지연시 저유가 환경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잠재돼있다”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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