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오피스텔 화재 이후 고성능 단열재 '각광'
LG하우시스, 2013년 10월부터 양산 시작
국내 유일 대량 생산…연간 130만㎡ 생산
"원재료 국산화로 연간 10억 원가 절감할 것"
[청주(충북)=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PF(페놀폼)단열재를 대량 생산하는 곳은 전 세계 4곳밖에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LG하우시스가 유일합니다. 패시브하우스, 화재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27일 찾은 충북 청주 옥산산업단지 내 LG하우시스 PF단열재 공장에서는 컨베이어벨트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PF단열재를 생산하고 있었다.
LG하우시스는 2011년 말 PF단열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총 투자비 260억원을 들여 2013년 9월 공장을 완공하고 10월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김한술 PF단열재 생산기술팀장은 "건설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스티로폼, 우레탄 소재보다 단열성능과 화재안정성이 뛰어나 앞으로의 성장을 예측하고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PF단열재는 건설현장에서 벽체, 천정 단열재로 많이 쓰이는 스티로폼 보다 단열성능이 2배 가량 뛰어나다. 현장에서는 열화상 카메라로 단열 성능을 직접 시현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동일 두께의 PF단열재와 스티로폼 단열재를 놓고 동시에 열을 가한 결과 두 제품의 온도 차는 5도 넘게 벌어졌다. 그만큼 PF단열재는 스티로폼 단열재 보다 외부의 열(혹은 추위)를 차단하고 내부의 열이 새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있는 것이다.
화재 발생을 가정한 실험도 진행됐다. PF단열재와 스티로폼 단열재를 토치로 직접 불에 태운 것. 스티로폼 단열재는 불이 닿는 순간 순식간에 녹으며 동그란 홈이 파였지만 PF단열재는 그을음만 있을 뿐 외형 변화나 냄새가 거의 없었다. 김 팀장은 "PF단열재는 화재 발생시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 배출이 거의 없어 화재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PF단열재는 페놀 수지에 계면활성화제 등 각종 첨가제를 넣어 배합한 뒤 발포공정과 양생 시간 즉, 건조를 거쳐 제조된다. LG하우시스는 특히 단열성능을 좌우하는 발포공정에 큰 공을 들였다.
김 팀장은 "기존 기술보다 10분의 1 크기의 발포셀을 형성하는 기술로 더 촘촘해진 셀 구조를 구현해 단열성능을 극대화했다"며 "이를 통해 25년간 사용해도 성능의 90%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우레판은 70%, 스티로폼은 시공후 1년부터 단열성능이 차츰 떨어져 50% 이하로 감소한다고 귀띔했다.
국내 유일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도 독자적인 발포공정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발포공정이 어려워 PF단열재는 전 세계적으로도 LG하우시스를 포함해 일본 세키스이(Sekisui),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영국 킹스판(KINGSPAN) 등 4개 업체만이 대량 생산을 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연간 130만㎡의 PF단열재를 생산하고 있는 이는 전용면적 84㎡(33평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약 1만3000 세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고성능 단열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내년에는 올해 생산량보다 100만㎡이 늘어난 230만㎡의 PF단열재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동탄신도시 아파트 단지, 이케아 광명매장 등 주거용 건물과 상업용 건물에 두루 적용되기 시작했다. LG그룹의 대규모 연구시설인 마곡 연구개발(R&D) 단지에서 LG하우시스의 PF단열재가 적용될 예정이다.
원가 절감 차원에서 원재료 국산화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PF단열재는 스티로폼 단열재 대비 2배 가량 비싸 제조원가를 낮추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LG하우시스는 협력사와의 기술 개발을 통해 올 초 제조과정에서 페놀수지에 필수적으로 첨가되는 계면활성제, 경화제, 가소제, 면재 등 4개 원재료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김 팀장은 "그동안 이들 4개 첨가 원재료는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에서 전략 수입해왔다"며 "올해부터는 모두 100% 국산화해 제조원가를 약 10억원 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하우시스 전체 매출에서 PF단열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하우시스 건자재 전체 매출 1조7000억원 중 PF단열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억원 가량. 회사 관계자는 "수요가 늘어 현재 자재 창고로 사용되는 공간에 2호기를 만들면 500억원까지 매출 규모를 키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 진출을 위한 기술도 연구 중에 있어 PF단열재 시장은 앞으로 계속 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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