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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사업 경영진단 나선 삼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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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전철 밟아선 안돼, 9년 연속 1등보다 이익율이 더 중요"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9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 경쟁사들이 누적된 적자로 인해 시장서 철수를 선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TV 사업에 무슨 일이 생긴걸까?


20일 삼성그룹과 관련 계열사들에 따르면 삼성전자 VD사업부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이 진행중이다. 그룹 경영진단은 계열사나 주요 사업부의 전반적인 사업 환경 등에 대한 컨설팅 차원으로 필요에 따라 수시로 진행돼왔다.

지금까지 경영진단은 만성 적자를 내거나 신규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돼왔다. VD사업부의 경우 9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올해 신제품 'SUHD TV'를 선보인 뒤 1월과 2월 두달 동안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그룹에서 서둘러 경영진단에 나선 것이다.


삼성그룹은 최근 VD사업부의 부진의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내기 위해서다. 지난해 세계 TV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본 가전 업체 중 일부는 TV 사업을 포기한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특히 중국 현지 TV 업체들이 대형 LCD TV 시장에 초저가 제품을 내 놓으며 시장 경쟁 환경이 가격 일변도로 바뀐 점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당초 VD 사업부는 고화질(HD) 시대에서 초고화질(UHD) 시대로 본격적인 전환기를 거치며 대규모 TV 교체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교체 수요가 미미한 수준에 그쳤던 것이다. 여기에 더해 세계 TV 시장 판매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이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시장 자체가 좋지 않았던 점도 한몫했다.


9년 연속 1위라는 겉모습이 아닌 견조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지도 이번 경영진단에서 집중 점검된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매년 1월 미국 CES에서 플래그십 TV들을 선보인 뒤 실제 판매는 지역별 특화모델에 주력해왔다. 때문에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많이 판매되는 제품은 디자인과 기능이 플래그십 모델과 비슷한 중저가 제품인 경우가 많았다.


재고 처리를 위해 집행되는 마케팅 비용도 세세하게 들여다 볼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사업부에서 이통사에 판매된 실적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산정했다가 지난해 악성 재고를 털어내는 과정에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고, 결국 신제품 판매마저 영향을 줬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무선사업부가 이통사에 공급된 판매량(셀인)이 아닌 소비자한테 직접 판매된 수량(셀아웃)을 기준으로 실적을 확인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기조로 보면 될 것"이라며 "9년 연속 TV 시장 1위라는 타이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TV 시장을 선도하고 기술 초격차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하락하고 있는 이익율을 어떻게 끌어올릴지를 고민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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