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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도 비판한 '누더기' 김영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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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방지 빠진 채 국회 통과 지적…“언론인 포함, 위헌이라고 생각 안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박준용 기자] 김영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0일 기자회견에서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반쪽짜리 법이라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특히 김영란법이 처음 만들어질 때 핵심적인 내용이었던 공직자 이해충돌방지가 빠진 점에 아쉬움을 피력했다. 공직자 4촌 이내 친족이 공직자 직무와 관련된 일을 하면 해당 공직자를 업무에서 배제하는 내용이 빠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법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 위헌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공직자들의 심리적 저항감을 고려해 핵심내용을 빠뜨렸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김 교수가 볼 때 김영란법 취지를 정면으로 흔드는 것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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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김영란법을 준비할 때부터 직간접적인 저항과 반발에 부딪혔다. 우여곡절 끝에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결과물은 김 교수 입장에서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는 내용이었다.


김 교수는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이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하의 금품을 수수할 때 ‘과태료’ 처분을 한 내용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형법만 봐도 금액을 따지지 않고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는데 김영란법은 과태료 처분으로 오히려 처벌이 완화됐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이 부분이 이해가 안 된다. 왜 이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법관을 지낸 법조인 출신이다. 이날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면서 상고심 판례를 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김영란법 비판논리를 법리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김 교수는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공직자 본인과 배우자로 한정된 부분도 아쉬움을 전했다. 김 교수는 언론인이나 사립교원을 포함시킨 부분에 대해서도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김영란도 비판한 '누더기' 김영란법


대한변호사협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언론인 포함 부분에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않았지만 김 교수는 다른 시각을 전했다.


결국 김 교수가 전하고자 했던 취지의 핵심은 공직사회 부패방지의 원칙이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사회 공적기능을 담당하는 이들도 넓은 의미에서 공직자로 봐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인식이다. 다만 언론자유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경청할 부분이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


그렇다고 원안의 취지를 후퇴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김 교수는 “우리국민 69.8%가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이 포함된 데 대해 '바람직하다'고 평했다는 여론조사가 있다”며 “그런 것을 볼 때 과잉입법이나 비례원칙 위배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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