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연초 코스닥 열풍이 부는 가운데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상장사가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CB 발행 결정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18곳(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개사(14건)보다 38% 증가했다.
코스닥 활황을 타고 상장사들이 낮은 이자로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강세가 지속될 경우 주식으로 전환해 매매차익을 거둘 수 있어 매력적이지만, 기업 펀더멘털이 취약하거나 만기 도래시 오버행 우려 등은 주의할 대목이다.
특히 직전 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이들 18개사 가운데 12곳(67%)이 영업적자를 냈다. 분기 매출이 영업손실 규모에도 못 미치는 상장사도 있다. 씨그널정보통신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 11억1600만원, 영업손실 21억2900만원을 기록했고, CS엘쏠라는 매출액 12억5400만원, 영업손실 13억6400만원을 기록했다.
실적 외에 재무건정성이 우려되는 상장사도 다수 포함돼 있다. 최근 분기 기준 아이디에스(1014.43%), 큐로홀딩스(405.65%), 플렉스컴(271.57%), 나이벡(266.71%), 와이즈파워(219.32%), 미코(207.66%) 등 올해 CB발행에 나선 코스닥 상장사 세 곳 중 한 곳은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CB발행 기업 대다수는 작년말 대비 주가가 우상향 중이다. 연초 1000원대에 불과했던 아이넷스쿨은 3일 종가 기준 작년말 대비 744.69% 상승하는 등 올해 들어 100% 이상 상승한 상장사도 3곳이다. 씨그널정보통신(125.36%), 지스마트글로벌(109.19%)도 연초 대비 2배 수준의 주가를 기록 중이다. CB발행 기업 가운데 홈캐스트(-12.95%), 와이즈파워(-8.15%), 나이벡(-1.79%) 등 3개 종목만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실적과 곳간 모두 여유가 있지만 사업 기반 확장이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CB를 발행한 경우도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페트라3호투자조합과 중소기업은행을 상대로 3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해 신공장 건립 비용을 유치한 경우다. KG이니시스는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450억원 규모 CB를 발행하고 핀테크 진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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