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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맞이 장승제·달집태우기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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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맞이 장승제·달집태우기 풍성 노루목 마을 장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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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오는 5일 을미년 정월대보름을 맞이해 장승제, 달집태우기, 세시풍속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한 해를 시작하는 정월 보름은 한국의 세시풍속에서 비중이 크고 뜻이 깊은 날이기 때문에 특별히 ‘대보름’이라 일컫는다.

서울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야외전시장인 장승동산에서는 충남 청양군 정산면 용두리 노루목마을 주민 30여명이 참여하는 장승제가 열린다. 노루목마을은 민속박물관과 자매결연마을로, 1998년에도 박물관 안에서 장승제를 진행한 바 있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1년 열두 달의 첫 보름달이 충천하는 상징적인 날인 정월대보름에 마을의 평안을 위한 동제(洞祭)를 지내왔다. 용두리(龍頭里)에서는 매년 정월 열나흗날 장승제를 지내면서 묵은 장승과 오릿대(솟대)를 뽑고 새로 만든 장승을 세운다. 1970년대 단절된 적이 있는 장승제는 마을에 우환과 불상사가 많이 발생하면서 다시 부활하게 됐다. 용두리 장승은 형태가 단순하면서도 순박한 인상을 풍긴다. 남상(男像)은 ‘천상천하축귀대장군지위(天上天下逐鬼大將軍之位)’, 여상(女像)은 ‘동서남북중앙축귀대장군지위(東西南北中央逐鬼大將軍之位)’의 명문을 표기하는데, 남장승은 하늘과 땅의 귀신을 쫓아내고, 여장승은 여러 방향에서 침범하는 귀신을 쫓아내는 기능을 한다.


충북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마티마을과 충남 논산시 상월면 주곡리 술골마을에서도 마을 앞에 세워졌던 장승을 민속박물관에 기증해 선보일 예정이다. 마티마을에는 원탑과 솟대, 장승, 산신당 등 4가지의 복합적인 제당을 갖춰 희귀사례로 꼽힌다. 장승과 솟대는 윤달이 드는 해에만 새로 제작해 세우고 제의는 정월대보름 아침에 지낸다. 돌탑은 충청북도 민속문화재 제1호로 지정돼 있다. 술골마을은 청주양씨, 함평이씨, 전주이씨의 집성촌으로 현재도 ‘3파 회의’가 마을의 중대사를 결정하며 제관도 이들 3성에서 돌아가면서 담당한다. 주곡리 장승제는 정월 열나흗날 지내며 마을 입구 장승배기 양편에 각각 10여 기의 목장승과 솟대, 1기의 선돌, 장승샘이 있다.

이날 서울 중구 필동 남산골한옥마을에서도 '달집태우기' 등 12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달집태우기'는 일몰시간에 맞춰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다. 지난해 동지와 지난달 설날 세시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작성한 소원지를 '달집태우기'에 활용하며, 이에 앞서 오후 1~4시까지 '소원지 쓰기' 행사가 열린다. 오후 5시 부터는 전통 풍물공연으로 경기소리그룹 '앵비'의 경기민요와 연희집단 'The광대'가 풍물, 버나놀이 등을 선보인다. 또한 오곡밥을 나누는 등 절기음식도 맛볼 수 있으며, 대보름날 세시풍속인 부럼깨기, 귀밝이술 체험도 할 수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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