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그동안 진행된 3차례의 핵실험보다 그 규모와 위력이 세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북전문가들은 올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북한이 평양시 용덕동의 고폭실험장에서 고폭발력과 소형화 기술 축적을 위한 고폭실험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그간 진행해온 실험 형태로 미뤄 4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그 규모와 위력이 세 차례 때보다 더 커질 것으로당국은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을 경과를 보면 2006년 10월 1차 실험 때는 규모 3.9, 위력 1kt이하로 나타났고 2009년 5월 2차 때는 규모 4.5, 위력 3∼4kt, 2013년 2월 3차 때는 규모 4.9, 위력 6∼7kt으로 평가됐다. 정보당국은 4차 핵실험 때는 적어도 위력이 10∼15kt 이상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건은 북한의 올해 핵실험 가능성이다. 분단 70주년은 맞는 올해는 북한이 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한 해다. 특히 북한은 내부적으로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 10일)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결속력 강화를 위해 무력시위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은 3년단위로 진행됐다는 점, 대외적인 환경보다는 핵보유를 위한 실험과정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는 올해 4차 핵실험 가능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고폭실험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25일 군 정보당국에 의해 확인된 점도 예사롭지 않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만 내려지면 언제든지 4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게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은 “국내외 대북관련 기관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4차 핵실험은 이미 진행됐다라는 보고서가 나올만큼 준비가 되어 있는 곳이 북한”이라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만 내려지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올해 4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현재의 핵개발 추세대로 간다면 2020년까지 최대 100개에 달하는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하고 있다. 특히 미국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20∼30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은 핵무기 제조가 100% 늘어나는 전제로 한 저성장 시나리오에서 북한은 2020년까지 2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핵무기의 평균 폭발력은 10kt(킬로톤) 수준으로 예측했다. 또 우리 군당국도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물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영변 우라늄 시설에서 2010년 말 이후 연간 최대 40㎏의 HEU를 생산할 수 있는 2000기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에 대해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은 “핵무기는 첨단기술로 보기는 힘들다”며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던 구소련의 기술을 받았고 이란, 파키스탄과 기술을 공유한다고 볼때 소형화 기술은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대성 세종연구소장도 “2013년 3차핵실험때도 이미 98% 핵무기완성을 예측한바 있다”면서 “북한은 핵무기에 대해 모든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소형화나 경량화 기술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핵무기 개발에 부정적인 의견도 제시됐다.
양무진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려면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때 미국의 대북압박→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유엔의 대북제재→ 북핵실험 수순을 밟아왔다”면서 “최근 미국이 대북제재를 언급하고는 있지만 과거의 제재와 달리진 것이 없다고 볼때 북핵실험은 당장 할 명분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양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북한인권과 관련해 언급한 점들을 미뤄볼때 북핵실험을 반대한다는 메세지가 강한 만큼 당장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기술에 대해서도 “핵무기 보유국이라면 실험, 운반수단, 실전배치 등을 모두 갖춰야 하지만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로켓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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