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메리츠화재가 고객 통화내용 외부 유출 사고와 경영실적 악화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사고 수습 노력과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 개선으로 위기 극복에 나섰지만 회사 위상과 고객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6일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장기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고객 상담 통화내용 파일 총 70만건이 인터넷에 노출됐다.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받은 H사의 고객 상담 통화내용 파일들이 보관된 백업서버가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외부에서 접속이 가능한 상태로 노출된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사고가 터지자 관련 서버를 폐쇄하고 금융감독원 신고 및 사고대응사무국 신설 등 사고 수습에 나선 상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경위를 파악해보니 이 서버에 숫자로 구성된 인터넷 주소인 IP주소가 비정상적으로 설정돼 있었다"며 "총 200건 정도의 외부 접속이 이뤄졌고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경영실적 악화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으로도 뒤숭숭한 상태다.
지난해 매출 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성장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013회계연도(4월~12월)기준 9개월 수준에도 못 미치는 1127억원을 기록했다. 이날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전체 임원들도 연봉의 약 20% 수준을 삭감하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직급 및 근속년수를 기준으로 최대 32개월분의 표준연봉 및 자녀학자금 최대 1000만원, 전직지원 프로그램 교육위탁 등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 대표이사가 취임 9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고 임원 절반 이상이 교체되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고 직급, 고 연령 인력구조 속에서 인건비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 개선 없이는 본질적인 사업구조 경쟁력 확보나 상위권 도약이 어렵다"며 "임직원들과의 상생, 지속경영 가능성, 산업전반에 걸친 위기상황 극복을 전제로 노동조합과 지속적 협의를 통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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