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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불임의 원인…실마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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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초파리 호르몬 통해 밝혀내

스트레스는 불임의 원인…실마리 찾았다 ▲초파리 암컷의 교미 후 정자 방출.[사진제공=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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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스트레스가 불임 등에 영향을 끼친다는 실마리가 잡혔다.

국내 연구팀이 사람의 스트레스 호르몬과 유사한 초파리를 연구한 결과 신경전달물질이 초파리의 수정 과정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스트레스가 사람의 임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중요한 이론적 기반을 제시한 것이다.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은 신경세포에서 생성되고 분비돼 다른 신경세포나 근육 등에 신경 자극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을 말한다.

스트레스는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이다. 불임 등 생식질환의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신경계 내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이 전달되는 유전자와 신경회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포유류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인자(CRH)와 아미노산 서열이 유사한 초파리의 신경전달물질 Dh44가 초파리의 수정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


CRH(Corticotropin-releasing hormone)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시상하부에서 생성, 분비돼 부신피질자극호르몬-코르티졸로 이어지는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말한다.


Dh44(Diuretic Hormone 44)는 44개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펩타이드 형태의 신경전달물질(신경펩타이드)이다. CRH와 유사한 아미노산 서열을 가지며 각 호르몬을 생성하는 신경세포의 위치 또한 서로 관련이 있다. 곤충의 Dh44 수용체가 포유동물의 CRH에 반응하는 것이 확인돼 서로 유사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초파리의 정자 방출 행동(sperm ejection)을 조절하는 신경계의 신호전달과정을 알기 위해 신경전달물질 중 Dh44를 포함한 신경펩타이드 45종의 생성을 억제한 초파리 암컷을 대상으로 교미 후 정자를 방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확인했다.


그 결과 Dh44를 억제한 초파리 암컷들은 교미 후 10분 이내에 정자를 모두 방출하고 저장된 정자의 수 또한 감소했다. 반면 나머지 44종의 신경펩타이드를 억제한 초파리들은 정상 초파리와 마찬가지로 정자 저장 후 방출하기까지 약 1~6시간이 걸렸다.


Dh44를 억제한 암컷의 경우 교미 후 낳은 알의 수가 정상 초파리와 비교해 30% 이하로 감소했다. 이를 통해 Dh44가 정자 방출 행동을 조절함으로써 생식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김영준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이강민 박사과정 학생(제1저자)이 수행했다. 셀(Cell)의 자매지로써 생화학과 분자생물학 분야의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2월 20일자(우리나라 시간) 온라인판(논문명: A neuronal pathway that controls sperm ejection and storage in female Drosophila)에 실렸다.


김영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호르몬과 유사한 초파리의 신경전달물질이 초파리의 생식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며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의 신경 반응과 불임 등 생식 관련 질환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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