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음식 즐길수록 술 많이 마신다?…이유 살펴보니 '스트레스'가 문제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스트레스에 취약해 결과적으로 술도 많이 마시게 된다.'
17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곤 교수팀은 18세 이상의 신체 건강한 사회적 음주자 40명을 대상으로 매운 음식 선호도와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매운맛을 좋아하는 그룹'과 '매운맛을 덜 좋아하는 그룹'으로 나눠 인위적으로 스트레스를 준 뒤 타액에 들어있는 스트레스호르몬(코티졸) 수치를 비교 분석했다.
실험 결과, 매운맛을 좋아하는 그룹의 실험 20분, 80분 경과 후 코티졸 수치(ng/㎖)는 각각 7.7, 5.3으로 매운맛을 덜 좋아하는 그룹의 6.7, 4.9 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매운맛을 좋아하는 그룹에서 스트레스 조절 장애가 생기면서 경미한 스트레스 자극에도 쉽게 과도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 것으로 추정했다.
김 교수는 "매운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 반응은 매운맛을 덜 선호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 반응과 달리 비정상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에 대한 비정상적 반응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매운맛 음식을 먹어 중추 보상체계를 활성화시킨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의 이런 추정은 매운 음식을 더 좋아할 경우 알코올 중독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앞선 연구 결과와도 연관성을 가지는 부분이다.
이 연구에서는 각 13명의 알코올 중독 환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정도를 측정한 결과,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매운 음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생쥐 실험에서는 매운 음식과 알코올이 뇌 신경 아편계에 동일한 방향으로 작용해 매운 음식이 알코올의 자극을 대신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로의 작용을 상승시키는 효과도 관찰돼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결국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잘 받게 되고, 이는 결국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매운 음식 소비와 음주, 스트레스 간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알코올중독 등의 음주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생물치료정신의학' 최근호에 발표됐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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