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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태양風…너, 나좀봐

시계아이콘02분 37초 소요

위성·항공·우주선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불꽃

[과학을 읽다]태양風…너, 나좀봐 ▲태양 필라멘트가 아랫쪽 중앙부분에 검은 색으로 길게 뻗어있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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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세상을 따뜻하게 해주는 존재는 무엇일까요. 연인의 포옹일까요? 어머니의 품일까요? 생각하기에 따라 '가장 따뜻한 것은?'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일 수 있겠죠. 연인의 포옹도 시간이 지나면 식기 마련입니다. 어머니의 품도 영원하지 못합니다. 언젠간 품을 떠나야 하고 홀로 서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인류가 탄생하기 이전에도 있었고 아직도 존재하며 앞으로도 있을 따뜻함의 존재, 바로 태양입니다.

어제 뜬 태양은 오늘과 다릅니다. 오늘 떠 있는 태양은 내일과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 '그게 그것'일 수 있겠죠. 늘 곁에 있다 보니 태양에 대해 '그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주과학, 특히 태양계 탐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양입니다. 태양은 분초 단위로 변하고 있습니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눈으로 관찰할 수 없을 뿐입니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를 우리는 1AU(약 1억5000만㎞)라 부르죠.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입니다. 태양에서 빛이 반짝해서 지구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면 약 500초 된다는 건데요. 8분20초 정도이네요.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빛은 8분20초 전에 태양에서 출발한 빛인 거죠.

◆심 우주 기후 탐험 DSCOVR= 12일은 태양 탐험에 있어 새롭게 기억될 날이 됐습니다. 태양의 실시간 변화를 관찰할 또 다른 위성이 발사됐기 때문입니다. 태양풍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위해 DSCOVR(Deep Space Climate Observatory)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12일 팔콘9(Falcon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습니다. 미국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인 스페이스X가 개발한 팔콘9 로켓에 DSCOVR 위성을 탑재했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팔콘9 로켓을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전8시5분에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했는데요. 몇 번의 발사 연기 끝에 이날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DSCOVR은 지구에 영향을 끼치는 태양의 유해한 심 우주 기후를 연구하기 위해 만든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위성입니다. DSCOVR은 지구로부터 약 160만㎞ 떨어진 곳에 위치합니다. 지구의 달 거리(38만㎞)의 4배 정도되겠네요. 이 자리에서 DSCOVR은 지구에 닿기 전의 태양풍을 측정하게 됩니다.


태양에서는 늘 강력한 플레어(flare)가 방출됩니다. 이 플레어는 그 등급에 따라 세기 정도가 다른데요. 가장 강력한 등급은 X입니다. 지난해와 올해 X3 등급의 플레어가 방출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X등급의 플레어는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류에게 직접적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대기권을 교란시켜 통신과 위성항법에 영향을 미치죠.


DSCOVR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 운영하면서 이 위험성을 파악해 사전에 경고를 보낼 수 있습니다.


전기장치와 커뮤니케이션, 위성 내비게이션, 항공, 다른 위성, 우주선 등에 태양풍이 어떤 위협을 가할 것인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태양풍이 지구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가정하면 그 피해규모가 약 1조~2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재앙인 거죠.


◆1억 번째 태양 찍은 SDO= 태양을 관찰하는 위성은 또 있습니다. 그중 태양활동관측위성(SDO·Solar Dynamics Observatory)의 존재는 탁월합니다. SDO는 최근 1억 번째 태양 사진을 찍어 지구로 보내왔습니다. 나사는 지난 1월20일 SDO에 탑재돼 있는 AIA(The Atmospheric Imaging Assembly)가 촬영한 한 장의 태양 이미지를 공개했는데요. 발표된 태양 사진의 위와 아래 부분에는 검은 부분이 또렷합니다. 이 검은 지역은 코로나 홀이라고 부릅니다. 가스가 덜 집중된 곳이죠. 태양 물질이 이 홀을 통해 우주로 뻗어나갑니다. 수성에서부터 해왕성에 이르기까지 '따뜻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죠.


SDO는 하루에 1.5테라바이트(1테라바이트=1000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전송해 오고 있습니다. 이 중 AIA가 절반의 데이터를 책임지는데요. 매일 5만7600장의 정밀한 태양 이미지를 제공합니다. SDO는 2010년 2월11일 발사됐습니다. 발사된 지 5년 동안 태양의 여러 가지 데이터를 보내왔습니다. 우주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코로나 홀, 강력한 플레어 등 태양 활동에 대한 보다 자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주기적으로 폭발하는 태양= 태양에서는 강력한 자기장과 방사능, 코로나 물질 등이 방출됩니다. 최근 SDO는 태양에서 길게 뻗어 있는 필라멘트(filament)를 포착했습니다. 태양의 아래쪽 중앙 부분의 검게 보이는 부분이 필라멘트입니다.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뻗어있는 필라멘트는 검은 부분이 좀 더 차가운 물질이고 밝은 부분은 상대적으로 더 뜨거운 물질을 의미합니다. 태양 필라멘트는 무려 8만5778㎞까지 길게 뻗어나갑니다.


태양은 주기적으로 폭발합니다. 그중 번쩍하고 섬광으로 나타나는 '플레어'와 '코로나질량방출(CME·Coronal Mass Ejections)'이 대표적입니다. 태양은 코로나를 방출하면서 강력한 에너지를 우주로 내보내게 되죠.


플레어와 CME 둘 다 강력한 에너지를 우주로 내뿜는다는 것에서는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플레어와 코로나 방출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하죠. 가장 강력한 플레어가 방출되면 이와 동시에 코로나를 내뿜는 식입니다.


이 둘은 다른 속성을 지닙니다. 플레어와 CME는 태양 내부의 뒤틀림에서 비롯되는데요. 플레어는 번쩍하고 빛을 발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빛의 속도로 움직입니다. CME는 태양 물질을 우주로 내보내는 폭발을 뜻합니다. 이 둘을 두고 대포에 비유해 설명해보면 플레어는 포탄이 나갈 때 번쩍하고 빛을 내는 '섬광'이라고 본다면 CME는 포탄에 해당됩니다. 코로나는 짙은 자기장 입자들을 우주로 방출하는데요. 코로나는 시속 160만9000㎞ 속도로 우주로 뻗어갑니다.


태양 관측 망원경을 통해 보면 플레어와 CME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플레어는 밝은 빛을 띠는데 CME는 거대한 가스처럼 보입니다. 코로나는 지구의 산소·질소와 결합하면서 북극광과 남극광이라 부르는 오로라(aurora)를 만들기도 하죠.


가슴이 시리십니까. 늘 당신 곁에 있는 태양의 따뜻함을 느껴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과학을 읽다]태양風…너, 나좀봐 ▲심우주기후관측위성이 발사되고 있다.[사진제공=NASA]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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