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9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선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논의 중단 과정에서 청와대의 외압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복지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문 장관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건보료 개편 백지화를 선언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용익 의원은 건보료 개편 백지화가 선언된 27~28일 문 장관의 일정 공개를 요구하며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수상하다"고 지적했고, 같은당 남인순 의원도 "청와대의 지시도 없이 장관이 단독으로 건보료 부과체계 백지화를 결정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성주 의원은 "27일 오후 저와 예정된 면담을 미루고 청와대를 방문하지 않았느냐"고 추궁, "청와대를 방문했다"는 문 장관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문 장관은 "청와대를 방문해 (청와대) 비서관을 만나 2월6일 열리는 저출산 고령사회 토론에 대해 논의했다"면서도 "(최원형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자리에 없어 만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여야 복지위원들은 또 소득이 있는 곳에 건보료를 매겨야 한다는 건보려 개편의 기본 방향에 대해선 공감대를 표시했지만, 문 장관의 오락가락한 행보에 대해선 한 목소리로 질타를 쏟아냈다.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은 "최신 소득자료로 시뮬레이션(가상 보험료 산출)한다면서 건보료 개편을 백지화해놓고 (자료가)변한 것도 없는데 다시 하겠다고 오락가락 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복지위 여당 간사인 같은당 이명수 의원은 "복지부가 이번 건보료 백지화 논란으로 국민들에게 혼선을 준 부분에 대해선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만큼 철저히 준비해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장관은 이날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은 '올해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지 백지화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면서 언론 탓으로 돌려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복지부는 이날 현안보고를 통해 소득 중심 건보료 개편 방향을 보고한 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에 따른 일부 직장 근로자와 피부양자의 보험료 인상 문제와 건강보험 재정 적자, 지역가입자에 대한 최소보험료 도입에서 저소득층 부담 등 일부 불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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