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노조 가처분 신청에 조기 통합 제동
투기자본감시센터장이 론스타 먹튀 논란때 뒷돈 받아 체포
시민단체, 론스타 주가조작 배상금 지급 금융위에 민원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이 법원에 손이 묶이고, 론스타에 뒷덜미를 잡혔다. 법원은 조기통합을 반대하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손을 들어 상반기내 어떠한 통합 추진 절차도 진행할 수 없도록 했다. 전국민적 분노를 샀던 '먹튀논란' 론스타의 재등장도 악재다.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지불한 배상금의 절반을 외환은행이 낸 것과 '론스타 저격수'를 자처했던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출신 시민단체 대표의 금품수수 소식은 세간의 시선을 싸늘하게 만들고 있다.
5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진행되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외환은행의 론스타 주가조작 손해배상금 일부 지급에 대해 언급될 예정이다. 싱가포르 중재재판소는 최근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론스타가 올림푸스 캐피탈에 지불한 배상금 718억원의 절반을 외환은행이 내라고 결정했다. 외환은행은 중재판정 취소소송 등의 조치 없이 론스타에 곧바로 배상금을 지불해 논란이 됐다.
이 사안이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이 추진되는 중 불거지면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그리고 금융당국에는 긴장감이 멤돌았다. 참여연대·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를 두고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업무상 배임 행위라며 금융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달 통합을 둘러싼 노사갈등을 두고 사측의 손을 들어줬던 금융위는 책임론을 마주하게 됐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 조사요청을 했지만 당사자들이 비밀유지조항에 의해 자료를 줄 수 없다고 알려왔다고 했다. 금융위 측에 왜 관련 사안을 조사하지 않는 것인지 업무보고에서 질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장의 금품 수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연이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외환카드 출신인 장 센터장은 2011년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재판을 받던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로부터 외환은행 매각 문제를 더 이상 제기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4일 체포됐다.
이 사안은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하지만 조기통합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을 빚고 있는 민감한 상황에서 '먹튀논란'으로 국민적 분노를 샀던 론스타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에는 부담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매각하며 지불한 세금이 부당하며 한국정부 상대로 4조6000억원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측에서는 경영차원에서 은행 합병문제를 갖고 진행해야 논리가 먹히는 것 아니겠냐"며 "10년전 한국땅을 떠난 론스타가 계속해서 등장해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국민감정도 나빠지면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도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원이 외환은행 노조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하나·외환은행의 합병 절차를 올 상반기내 전면 중단시킨 것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에는 대형악재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합병이 조금 늦어지는 것일 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강성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인 법원의 설명자료를 들여다보면 향후 통합추진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로 편입된 뒤에도 5년간 하나은행과 합병하지 않는다' 내용의 2012년 노사정 합의서의 효력을 인정했다. 또 '외환은행의 생존이 위태롭다'는 사측의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이는 사측의 명분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올 하반기에도 조기통합이 무난히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한다.
하나금융은 이에 대해 "금융산업은 여타 산업과 달리 선제적인 위기대응이 없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이번 가처분 결정에서는 이런 측면을 간과한 것으로 판단돼 이의 신청을 포함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식입장을 내놨다. 한편 외환은행은 지난해 3분기 전년동기 대비 485억원 감소한 13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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