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단말기 맞춤 생산 위해 국내 개발업체 접촉
"국내 업체 통해 특별주문제작…국내 시장 진출 의지"
아이폰 생산 전략 변화에 주목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이 독자적인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탁 생산에 주력해온 폭스콘이 제품개발ㆍ생산ㆍ판매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애플의 아이폰 생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팍스콘은 자체 단말기의 소프트웨어 맞춤 생산을 의뢰하기 위해 국내 개발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된 하드웨어를 가지고 한국 주파수나 특정 통신사 규격을 맞추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면서 "오는 4월 출시를 목표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작업도 중요하다. 제조사 관계자는 "제작 중인 스마트폰을 다른 국가로 수출하려면 커스터마이제이션(특별주문제작)이나 초기 개발을 같이 해야 한다"면서 "폭스콘이 국내 업체를 통해 커스터마이제이션을 하는 것은 결국 국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폭스콘은 세계 최대 규모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회사로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을 지난 20여년간 위탁 생산해왔다. 연간 아이폰 생산량 중에서 폭스콘 비중은 60~70%로 높다. 최근에는 샤오미와 화웨이 제품도 생산한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155억7000만 대만달러로 전년대비 5% 정도 늘었다.
앞서 폭스콘은 지난 2013년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다. 또한 2014년에는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 개발사인 모질라와 업무 합작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파이어폭스 OS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생산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국내 시장을 겨냥한 독자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폭스콘의 독자 브랜드 전략이 확대되는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럴 경우 애플이나 샤오미, 화웨이 등의 위탁 생산 전략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콘이 글로벌 브랜드를 오랫동안 생산해온 만큼 기술력은 충분하더라도 당장 독자 브랜드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애플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생산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고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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