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주가연계증권(ELS) 열풍이 뜨겁다. 하지만 일부 종목이 손실구간에 진입하면서 불완전판매 등 관련 분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요즘 ELS 시장은…'지수형'이 대세 =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액은 7조15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44%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도 188건, 5545억원 규모 ELS가 발행됐다.
앞서 지난해에는 퇴직연금 연장을 기회삼아 10조4561억원을 기록, 월간 발행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시중 유동자금의 ELS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지수형 ELS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다. 이달 들어 지수형 ELS 발행규모는 전체 발행액의 93.29%를 차지하고 있다. 공모 원금보장형 ELS의 경우 아예 지수형만 145억원 어치 발행됐다. 지난달에는 비중이 99.23%(7조994억원)에 달했다.
지수형 ELS는 코스피200, HSCEI(홍콩), NIKKEI 225(일본), S&P 500(미국), Eurostoxx 50(유럽) 등 대표지수들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다. 기초자산이 상승할 때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부터 주가지수 등락구간별 수익률에 차이가 나게 하는 것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공격적 투자자의 경우 대개 원금비보장형을 선호한다.
이같은 쏠림은 수익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최근 6개월 공모 원금비보장형 ELS의 평균 상환수익률은 6.01%를 기록했으며, 이달 상환된 7개 평균 수익률도 5.51%를 기록 중이다.
◆ 지난해 ELS 관련 분쟁 89% 늘어 = ELS 열풍이 불면서 관련 민원ㆍ분쟁도 크게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ELS 등 간접투자상품 관련 분쟁은 전년대비 89% 급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식시장 침체와 저금리 영향으로 투자수요가 손실 위험이 있는 원금비보장형 ELS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일부 종목의 손실구간 진입으로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ㆍ분쟁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ELS 투자시 상품설명서를 꼼꼼하게 살펴 원금보전 여부나 손실 및 수익 조건 등 계약 중요사항을 충분히 이해한 뒤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류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증권사 직원이 시키는 대로 따르면 추후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손해를 제대로 보전받기 어렵다.
일각에선 ELS가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면서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낙인으로 인한 지수ㆍ주가 하락이나 시장 변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현재 열풍이 투기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체 ELS 발행 규모 가운데 공모형 원금비보장형 ELS 규모는 전체 ELS 월별 발행액 대비 최근 2년 평균 37.7%에 불과하다"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이 평균적으로 40%에도 잘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특정 해외지수에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도 부분적으로 원금보장형 등이 포함돼 있어 전체가 모두 위험자산으로 시장에 노출된 것은 아니다"면서 "시장 위험에 노출되는 자산이 무조건적으로 위험해질 것이라는 인식은 일반화의 오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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