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엄청난 관중이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선 미식축구 경기장. 한 선수가 공을 패스 받아 달리는 사이 경기장 지면이 무너져 내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등장하는 테러 장면이다.
이것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을 앞두고 확산돼 테러 경계 태세도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
슈퍼볼 경기는 이에 쏠리는 관심이 큰 만큼 테러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올해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는 물론 이들을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테러 위협이 커 미 당국의 대비 태세는 그야말로 슈퍼급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 매체들은 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피닉스대학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슈퍼볼에 대비해 테러 대책 주무 부서인 국토안보부의 제이 존슨 장관이 최근 현지를 직접 방문해 보안 대책에 대해 보고 받고 주요 시설도 점검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존슨 장관은 현장 점검만으로 부족하다는 듯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슈퍼볼 관객과 경기 진행 관계자, 선수 등 모든 이가 테러 등 각종 사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교통안전국(TSA), 연방긴급사태관리청(FEMA) 같은 관련 기관도 비상 근무 태세에 돌입했다. 여기에는 심지어 미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도 가세했다.
경기 중 비상 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전력 가동 장비 및 이동통신 지원 시스템이 구축되고 생화학 물질 탐지 체계가 갖춰진 것은 물론 핵탐지팀까지 투입됐다.
최근 백악관 건물에 충돌해 논란을 일으킨 드론(무인비행기)도 경계 대상이다. 드론이 테러 도구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드론이 슈퍼볼 경기장에 날아들지 못하도록 대비책을 세웠다.
경기장 현장 외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도 감시 대상이다. SNS에서 엿보이는 테러리스트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해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기 위해서다.
국토안보부의 한 관리는 "SS팀이 SNS 트래킹 기술로 각종 메시지 가운데 진짜와 가짜 위협 요소를 가려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아무 사고 없이 극적인 승부로 마무리 되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4쿼터 시작 시까지 디펜딩 챔피언 시애틀 시호크스에 10점차 뒤졌지만 간판스타 톰 브래디의 막판 활약을 앞세워 28대24로 드라마 같은 우승 스토리를 썼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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