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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뉴스]'MB' 때문에 접속차단된 '마우스' 개발사? 진실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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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장] (1) '과연 정말로'라는 뜻의 순우리말 (2) 춘장을 볶은 중국풍 소스. 짜장뉴스는 각종 인터넷 이슈의 막전막후를 짜장면처럼 맛있게 비벼 내놓겠습니다. 과연? 정말로?


[짜장뉴스]'MB' 때문에 접속차단된 '마우스' 개발사? 진실은 이랬다 ▲폴란드 개발사 '마우스박스'의 PC 일체형 마우스 시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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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조그만 마우스 안에 컴퓨터 한 대를 모두 집어넣은 '혁신적'인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모니터에 컴퓨터 본체가 아니라 마우스만 꽂으면 곧바로 컴퓨터로 쓸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제품을 구경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에서 개발사의 홈페이지 자체를 접속하지 못하게 '차단'해놨기 때문입니다. 일부 네티즌은 제품명이 '그분'의 심기를 불편케 하니 정부가 미리 손을 쓴게 아니냐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우선 이게 무엇인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마우스박스’란 이름의 이 제품은 폴란드 개발사가 만든 시제품으로, 마우스 내에 1.4기가헤르츠(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128기가바이트(GB) 메모리가 포함돼 있습니다. 스마트폰 기술의 발전 덕에 PC의 기능을 이 작은 크기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개발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투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짜장뉴스]'MB' 때문에 접속차단된 '마우스' 개발사? 진실은 이랬다 ▲개발사 측이 SNS에 올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접속차단 안내 화면


그런데 25일 이 제품의 개발사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자사 홈페이지가 한국 정부의 차단으로 한국 내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이유가 궁금하다는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 홈페이지 ‘mouse-box.com’을 웹브라우저를 통해 열어보려고 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불법·유해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가 뜹니다. 속칭 ‘야동’이나 도박 사이트, 또는 북한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나오는 화면이죠.


방심위가 정의하는 불법·청소년 유해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실정법에 위배되며 개인·사회·국가적 법익을 침해하는 정보, 또는 청소년보호법에 의거해 각 심의기관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결정한 매체물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이 폴란드 기업의 사업 아이템이 왜 ‘유해’하다고 판정한 걸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마우스에 PC 기능을 결합한 신제품은 어딜 봐도 ‘음란’하지도 않고 ‘폭력적’이지도 ‘종북(從北)적’이지도 않습니다.


[짜장뉴스]'MB' 때문에 접속차단된 '마우스' 개발사? 진실은 이랬다 ▲개발사 측의 SNS 글에 붙은 국내 이용자들의 답변.


그런데 이 개발사 페이스북에 한국인 사용자들이 남긴 글을 보니 재미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박○○’이란 이름의 사용자는 “추측해 보건대 ‘마우스박스’란 이름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경멸하는 표현의 말 ‘쥐박’과 비슷해 차단된 게 아니냐”는 답글을 달았습니다.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답글, “외국인에게 미안해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문제”라는 답글도 있습니다.


너무 과한 추측이 아니냐는 반박글도 붙었습니다. ‘권○○’란 이름의 사용자는 “단어 ‘마우스’나 ‘박스’가 포함된 다른 웹사이트는 차단되지 않았다”면서 “왜 정부가 차단 조치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부가 이처럼 잘 알려지지도 않은 웹사이트 이름을 단지 전 대통령의 이름을 비하해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차단했다고 보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직접 방심위에 연락해 이유를 물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사이트 주소명이 앞서 한 차례 악용된 적이 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방심위 통신심의국 정호근 불법정보팀장은 “문제가 된 ‘mouse-box.com’ 도메인은 지난 2012년 7월에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로 신고돼 접속 차단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일본에 서버를 둔 도박사업자가 이 사이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고, 국내 사업자인 스포츠토토로부터 차단 의뢰가 들어왔다는 겁니다. 이후 문제의 도박사업자는 프랑스로 서버를 옮기고 도메인을 판매한 것으로 보이며, 지금의 폴란드 개발사가 이 도메인을 얻어가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짜장뉴스]'MB' 때문에 접속차단된 '마우스' 개발사? 진실은 이랬다 ▲접속 차단된 '마우스박스' 개발사 홈페이지.


그럼 앞으로 이 차단조치는 해제될 수 있을까요. 정 팀장은 “국내 사업자의 경우 당사자가 차단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하면 가능하지만, 외국에 서버를 둔 해외 사업자들의 경우 이같은 접속 차단 여부를 소비자들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면서 “해외 사업자들이 국내 사업자와 같은 절차를 밟기에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고,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도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는 국내 민원을 반영해 접속차단 해제 요구가 있을 경우 이를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우스박스 홈페이지의 접속 차단문제는 앞으로 점차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국내 누리꾼들이 투자금 모금에 참여하는 건 당장은 힘들 듯 합니다. 그러나 방심위가 앞으로 이와 비슷한 경우에도 이용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힌 점은 다행입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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