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지난 2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발표를 전후로 코스피는 1880선에서 1930선까지 회복됐다. ECB가 올해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매달 600억유로 규모의 국채매입에 나선다는 소식에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였기 때문이다.
부국증권에서는 당장 유럽계 자금의 유입이나 규모를 가늠키 어렵지만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되면서 외국인 수급 기반 강화에 따른 코스피 반등세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스피가 미국 출구전략에 따른 경계감이 강한 상황에서도 연중고점인 2090선까지 올라섰다가 올해 연초 1900선을 하회하며 연초 저점 기준으로 10% 이상 급락했던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변화 영향이 컸다"며 "ECB 호재 이후 외국인들의 투자심리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되며 코스피 역시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수급상황 개선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1조900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가급락과 대외리스크에 따른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유럽계, 미국계 자금이 각각 9577억원, 6675억원 순매도 패턴을 보였고 아시아계 자금은 2902억원 순매수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통상적으로 매크로 변화에 유출입이 빈번한 유럽계 자금의 경우 대외 악재 및 호재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작년 9월 이후 유가급락과 경기 펀더멘탈 약화, 그리스 리스크와 같은 재료에 반응했던 유럽계 자금이 ECB 양적완화 기대감에 11월부터 소폭 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있다"며 "실질적 유동성 보강이 이뤄진 이후부터는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보유한 국내증시로 유럽계 자금이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외국인 매수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당장 한계가 있지만 타 시장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외국인 수급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의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당장 외국계 자금이 대대적으로 유입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다만 코스피의 12개월 선행(Fwd)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6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낮은 수준에 위치하고 있고 악재들의 시장 노출도가 이미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수급상황은 호전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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