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최대 ICT 수입시장에서 미국 제치고 최강국
과거 일본이 앞선 중국 ICT수입시장서 한국과 대만이 1위자리 놓고 경합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중국이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수입(輸入) 시장으로서의 위상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대만이 중국 ICT 시장에서의 점유율 경합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히 핵심분야인 반도체, 평판 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경쟁력 제고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21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내놓은 '중국 ICT 수입시장에서의 한국의 위상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ICT 수입시장은 2010년 미국을 뒤로 하고 세계 최대시장에 올라선 이후 그 격차를 점차 늘리며 최대 ICT 수입국의 위상을 넓히고 있다.
이 가운데 과거 중국 ICT 수입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일본이 한국ㆍ대만에 크게 앞서 있었으나 최근에는 한국ㆍ대만이 경합하는 구도로 재편됐다.
실제 한국 ICT 수출에서 대(對)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6%에 불과했으나 2004년 19.6%로 미국(18.1%)을 누르고 최대 수출국에 자리매김. 이후에도 그 비중은 지속 확대돼 2005년에 20%, 2009년에 30%를 각각 넘어섰으며 2013년에는 40%를 돌파했다.
특히 중국 ICT 수입시장의 76%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5대 품목(반도체· 평판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주변기기· 접속부품)에서 한·일·대만 간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2013년을 기준으로 이들 주요 5개 품목에 대한 한·일·대만의 對중 수출 비중은 각각 74%, 63%, 85에 달한다.
품목별로 보면 중국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한국은 안정적인 경쟁력을 유지·확대하는 가운데 일본에 경쟁우위를 보이나 대만에 열위다. 2013년도 중국의 반도체 수입 상대국별 비중을 보면, 대만이 28%로 최대의 수입국이며 한국 반도체 수입은 18.5%로 2위다.
대만 반도체 수입은 2000년 30억달러 규모에서 2013년 736억달러(약 24.4배)로 꾸준한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그에 따라 중국 반도체 수입시장에서의 점유율도 2000년 17.1%에서 2013년 28%로 증가하며 최대 수입국에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2000년 15억달러에서 2013년 487억달러(약 31.7배)로 증가했다. 중국의 반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8.7%에서 2013년 18.5%로 늘어났다.
보고서에서는 시장 환경 측면에서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지속 증가해 왔으나 최근 중국의 반도체 육성 전략을 감안하면 향후 지속적 증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평판 디스플레이 수입시장에서 한국은 최대 수입 상대국으로서 장기 시계열 측면에서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왔으며 RCA나 TSI 측면에서도 안정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환경 측면에서 자급률 확대를 목표로 한 정부의 지원 하에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ㆍ생산력 제고로 2013년 중국의 FPD 수입은 전년 대비 축소됐으며 앞으로도 큰 폭의 수입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중국 무선통신기기 수입시장에서 한국은 2007년부터 대만ㆍ일본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RCA 측면에서도 3국 중 유일하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측면에서 최근 중국의 무선통신기기 수입은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2008년 이후 중국의 무선통신 부문 중간재의 자국 내 조달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중ㆍ장기적인 대응책 마련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중국 컴퓨터 주변기기 수입시장에서 한국은 2010년 이후 점유율과 경쟁력을 지속 개선해 나가는 추세로 경쟁력 측면에서 아직 일본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지속 개선되고 있고, 최근 점유율 측면에서도 정체 수준인 일본과 달리 한국은 성장세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점유율이나 경쟁력 모두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 일본ㆍ한국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접속부품 수입시장에서 한국은 점유율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2010년 이후 경쟁력도 지속 개선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문 역시 경쟁력이 일본에 미치지 못하나 지속 개선되며 경쟁력 확보에 근접하고 있고, 점유율에서 최근 일본은 하락세, 한국은 성장세에 있어 조만간 역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은 점유율, 경쟁력 모두 하락세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 ICT 수입시장에서의 위상 유지ㆍ확대를 위해서는 시장의 양대 축인 반도체, 평판 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경쟁력 제고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부문은 파운드리, 저가 스마트폰용 시스템LSI 시장을 장악한 대 대만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선결 과제라고 밝혔다.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기술적 리더십에 기반한 새로운 프리미엄시장 개척과 함께 기존 패널 위주의 전략에서 부품 공급 측면에서의 기회를 찾는 전략 전환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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