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60명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코노미스트들은 오는 2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올해 첫 번째 통화정책회의에서 55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QE)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60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CB의 전면적인 양적완화 시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다. 응답자 중 93%가 ECB가 양적완화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4일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ECB가 양적완화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상한 답변이 37%에 불과했다.
ECB의 현재 보유 자산 규모는 2조2000억유로 수준이다. 현재 ECB는 양적완화를 통해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커버드본드 등을 매입하고 있으며 ECB가 자산 매입 대상을 국채로 확대해 전면적인 양적완화에 나서면 ECB의 보유 자산 규모는 3조유로 수준까지 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자산 확대 목표로 언급해왔던 수준과 비슷하다. 그는 ECB의 보유 자산을 역대 최대였던 2012년 초 수준까지 늘리고 싶다고 말해왔다. 당시 ECB의 보유 자산 규모는 3조유로를 약간 웃돌았다.
하지만 최근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양적완화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ECB가 보유 자산 규모를 4조5000억유로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크레디토 발텔리네세의 아틸리오 베르티니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양적완화에 실망감은 없어야 한다"며 "그 효과는 널리 확산되고 오래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적완화 방식과 관련해서는 60명 이코노미스트 중 절반 가량은 ECB가 총액 기준으로 자산 매입 규모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15% 가량은 ECB의 정책상 물가 목표인 2%를 기준으로 이를 달성할 때까지 매달 일정액을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양적완화 매입 대상 자산과 관련해 대부분은 국채 외 다른 자산을 함께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ECB의 전면적인 양적완화가 국채만을 매입 대상으로 할 것이라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ECB가 국채 매입 기준을 정할 때 ECB의 회원국 '지분 비율(capital key)'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ECB의 지분 비율은 유로존 회원국이 70%, 비유로존 회원국이 30%를 갖고 있다. 국가별로는 독일의 지분 비율이 18.0%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프랑스 14.2%, 영국 13.7%, 이탈리아 12.3% 순이다.
이와 관련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ECB의 전면적인 양적완화는 유로존 회원국 중앙은행이 자국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이 때 매입 규모는 회원국 경제 규모나 ECB 지분 비율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앞서 보도했다. 또 다른 독일 매체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존탁스자이퉁은 유로존 회원국 중앙은행들이 ECB 양적완화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의 최소 절반 이상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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