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지난달 1일 개설된 원ㆍ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순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54억위안이 거래됐다. 하지만 위안화 예금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ㆍ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후 한 달이 지나면서 이로 인한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ㆍ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개설되기 전에는 은행 간 시장에서 원화는 미국 달러화와만 교환이 가능했으며 위안화 등 여타 통화와 교환 시에는 달러화를 매개로 거래됐다. 원화를 팔아 달러화를 산 후 다시 이 달러화를 매도해 위안화를 매수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던 것이다.
달러화 매개 없이 원화와 위안화를 직접 교환한 직거래시장 운영 한 달을 살펴본 결과 거래비용 절감, 시장 참가자 편의 제고 등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위안화직거래 시장의 매수ㆍ매도호가 차이는 재정환율(통상 0.03~0.05원)보다 소폭 좁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은행들의 포지션 거래가 큰 상황이지만 무역결제, 위안화 투자수요 등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조성자 은행들의 적극적인 호가 제시로 경쟁력 있는 환율제공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원ㆍ위안 직거래시장 거래규모는 하루 평균 8억8000만달러(54억위안)로, 과거 원ㆍ엔 시장과 해외 위안화 시장 거래량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6년 개설됐었던 원ㆍ엔 시장 거래량은 하루 평균 300만달러에 그쳤으며 현재 일본 엔ㆍ위안 시장 거래량은 2억달러 내외다. 유동성 확보 등 초기 시장 정착에 성공한 셈이다.
이는 전자중개 시스템 도입, 시장조성자 제도 도입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성자 은행들은 적극적인 거래로 80~90%의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전담딜러가 있는 국내은행과 일부 중국계 은행의 거래량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은행은 외환은행이었고 이어 신한은행, 공상은행(중국계), 기업은행, 산업은행 순이었다.
은행들은 직거래시장 개장 등으로 위안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상품들도 잇따라 선보였다. 하지만 최근 집계된 위안화 예금은 전월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611억1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27억3000만달러 감소한 가운데 위안화 예금도 전월 대비 4억7000만달러 줄었다.
위안화 예금은 2013년 6월 2000만달러 증가한 2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지난해 10월까지 17개월 연속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지난 11월과 12월에는 두 달 연속 하락 곡선을 그린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중국계 외은지점의 정기예금 만기도래분이 차익거래 유인 소멸로 다시 예치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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