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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기름값중 세금 936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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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 7일 “국제유가 인하분이 제품가격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후 정유업계에서 유류제품 가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제품가의 절반 이상인 유류세 인하를 고려하지 않으면서 업계 희생만 강요하려 한다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 부총리 발언이후 후속조치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오전 서울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석유ㆍLPG유통협회 관계자 간담회를 갖고 업계가 석유제품 가격 인하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협조가 아닌 사실상의 압박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으로 시작된 정부의 ‘정유업계 때리기’와 묘하게 닮았다.

이같은 압박에 정유업계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국제유가 하락분을 반영해 국내 가격도 충분히 내렸는데도 정부가 또다시 가격인하를 강압하려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가가 치솟든 폭락하든 고정 세율을 적용하다 보니 휘발유 판매가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월 49%에서 12월 말 56%까지 치솟았다.


지금 유가 기준으로는 6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휘발유에는 교통세(529원),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부가세(세후 가격의 10%)가 붙는다.


이럴 경우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값인 ℓ당 1565원을 기준으로 볼때 세금만 936원에 달한다.


실제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환율을 감안한 국제 휘발유 가격은 ℓ당 455.2원으로 연초(1월 첫째주)보다 327.5원 감소한 반면 정유사의 세전 휘발유가격은 877.1원에서 541.4원으로 335.8원이나 감소했다. 국제유가의 내림폭보다 국내 휘발유값 하락폭이 더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유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류세로 인해 주유소 판매가는 지난해 1월 셋째주 1887.6원에서 올 1월 두번째주 1565원으로 322.6원밖에 내리지 않았다. 유가하락을 일반인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가격은 1500원대를 넘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싱가포르 시장의 휘발유 가격을 환산해 보면 ℓ당 392원이다. 여기에 936원의 세금을 더하면 1328원이 되고, 정유사ㆍ주유소 이윤과 유통비용 등을 더하면 ℓ당 1500원대로 훌쩍 올라가 버린다.


따라서 국내 휘발유 가격의 절반 이상이 세금이기에 국제 유가가 45달러 아래로 내려가야 1500원대 가격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 값이 ℓ당 1280~1390원까지 내렸던 2008년 12월 당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40달러선 초반 또는 30달러선 중반이었고, 싱가포르 시장의 휘발유 제품가격은 한 달 평균 38.9달러였다.


업계 관계자는“유가하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손실로 가뜩이나 어려운 위기상황에서 정부가 오히려 압박을 하고 있다”며“문제는 유류세인데, 정부가 엉뚱하게 업계에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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