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무역보험공사에 대해 앞으로는 대통령이 직접 인사권을 챙기게 된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앞으로 무보 사장 임명 절차가 기존 '임원추천위원회 추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명'에서 '임추위 추천, 산업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으로 바뀐다. 무보는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으로 작년까지 산업부 장관이 사장을 임명해왔다.
무보 감사 선임도 앞으로 '임추위 추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공사 임직원 수가 500명을 초과해 공공기관 운영 법에 의해 대통령이 사장 임명권을 갖게 된 것”이라며 “대통령 임명절차를 거치며 사장 인사에 대한 검증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잇따라 전직 사장과 임직원의 비리가 밝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인사 검증 강화가 비리 근절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2008년 9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무보 사장을 역임한 유창무 전 사장은 STX로부터 둘째 아들의 유학비용 10만달러(약 1억원)를 받은 혐의로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유 전 사장이 퇴임 이후 뇌물을 받았지만 재직 당시 금품에 대한 요구와 약속이 이뤄졌다고 판단, 사후수뢰죄가 아닌 특가법상 뇌물죄를 적용했다.
2011년부터 작년 10월까지 사장을 역임한 조계륭 전 사장도 가전업체 모뉴엘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조 전 사장은 현직에 있을 때 수백만 원짜리 무기명 선불카드로 뇌물을 받았으며, 퇴직 이후에는 모뉴엘의 법률 상담을 맡은 로펌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협력업체로부터 매달 300만~400만원씩 고문료와 함께 모뉴엘의 회사 법인카드로 2000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사장 근무 당시 무보가 모뉴엘의 무역보험·보증에 설정한 책임한도는 2009년 800만달러에서 2013년 2억8700만달러로 급증했고, 작년 말 법정관리 신청과 파산선고로 무보가 떠안게 된 부실 대출은 3256억원에 달한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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