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상 소비자에게 불리한 면 많다…시민 안전도 보장 못 해"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서울시가 자동차대여사업자(렌터카)와 영업하며 불법 유상 운송행위를 중개하는 우버택시를 신고하는 시민에게 100만원 이내의 신고포상금을 지급한다.
서울시는 서울시의회가 지난 19일 '서울특별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행위 신고포상금 조례'를 개정함에 따라 불법 유상운송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제도를 마련, 오는 30일부터 공포·시행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우버블랙·엑스, 법의 공백 악용해 실정법 위반하고 있다"=논란이 되고 있는 우버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까운 승용차를 호출·이용하는 주문형 개인기사 서비스다. 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해 간단하게 승차요금을 지불할 수 있다는 점, 기존 택시와 달리 승차거부 없이 원하는 차량을 적기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는 ▲임차한 차량을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남에게 대영하는 행위 ▲자동차대여사업자가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행위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금지 ▲자가용 자동차를 이용한 여객자동차운송사업 경영행위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시는 이 같은 현행법에 따라 자가용으로 승객을 태우는 우버엑스의 경우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렌터카·일반차량을 직접 제공·임대하는 대신 업체·개인과 '중개' 하는 우버택시의 특성상 불법성 여부를 가려내기 쉽지 않아 현재 우버 측은 법원 판결 전까지 영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반면 시는 우버블랙과 우버엑스가 법의 공백을 악용해 명백한 실정법 위반행위를 저지르고 있어 강력한 단속·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우버택시 '5대 문제점' 제기=시는 우버 택시가 ▲보험 문제·운전기사의 신분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민안전 확보의 어려움 ▲변동가격으로 인한 요금할증 피해 가능성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이용약관 ▲앱 제공자로서의 기본적 책임 회피 ▲공유경제 훼손 등의 5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시민안전 문제와 관련해 우버의 경우 보험에 가입됐더라도 임차인이 불법으로 제3자에게 영업 등을 제공하면 승객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보험료 지급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택시의 장점인 택시 자격관리제도·자격검증제도 등도 우버택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용약관상 가격변동에 대한 책임은 고객이 지게 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실제 우버택시 약관에 따르면 운송 서비스에 대한 현재 요금은 고객이 먼저 인지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모든 결제는 환불되지 않는다. 이 밖에도 손해배상 의무, 개인정보보호와 관련 규정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내용이 적지 않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우버 측 '메일폭탄', 업무상 방해죄 등 조치방안 검토 중"=시는 우버의 영업활동이 불법 유상 운송 행위라며 지금까지 7차례 우버와 렌터카업체를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그러나 법령상의 공백 때문에 기소 조치가 지연되면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 등을 건의한 상태다. 이 때문에 시는 관련법 개정 전까지는 우버에 협력하는 렌터카업체와 기사를 중심으로 강력한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시는 조례 개정 과정에서 우버가 시의원들에게 '메일 폭탄'을 보냈다며 업무상 방해죄 등으로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조례개정안 통과 후 우버는 이용자와 우버 기사들에게 개정조례안을 반대하는 의견을 보내라는 이메일을 발송했다"며 "메일 중 특정 아이콘을 클릭하면 시의원 106명에게 동일한 반대 메일이 자동발송 되도록 해 의원들이 업무에 방해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경호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금번 '서울특별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행위 신고포상금 조례' 개정으로 우버 외의 모든 불법 유상운송행위가 근절되고 운송사업의 질서가 확립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만간 동 규칙을 개정해 구체적인 신고방법 및 포상금 액수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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