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아세안3국 등 주요 이머징 국가 CDS프리미엄 집계해보니…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외부 충격을 버텨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맷집'이 신흥국별로 차별화되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 폭락이 신흥국에 전염되는 가운데 특히 브라질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부도위험이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부도위험은 일본보다도 움직임이 적었다.
19일 본지가 블룸버그를 통해 브릭스(BRICs)·아세안(ASEAN) 3국을 포함해 주요 10개국(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ㆍ대만ㆍ한국ㆍ일본)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의 12월 이후 17일까지 변동폭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오름폭이 1bp(1bp=0.01%포인트)로 가장 낮았다. 반면 브라질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오름폭은 러시아 다음으로 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로 12월 초부터 암운이 드리웠던 러시아는 12월들어 지난 17일까지 CDS프리미엄이 169bp나 올라 17일 종가기준 487bp를 기록했다. 지난 16일에는 연고점인 576bp까지 치솟았다. 브라질도 같은 기간 CDS프리미엄이 57bp 뛰어 17일 종가는 211bp를 나타냈다. 지난 15일에는 연고점인 242bp를 찍었다.
말레이시아도 12월들어 31bp가 올라 114bp를 기록했다. 지난 2월3일 기록한 연고점(132bp)과는 멀지만 그래프만 놓고 보면 러시아 위기 이후 그래프 경사가 가팔랐다. 인도네시아도 11월말 136bp에서 17일 158bp로 22bp가 오른 것으로 나타냈다. 이밖에 대만(17bp), 베트남(11bp), 일본(11bp), 인도(6bp), 중국(5bp) 순으로 상승폭이 컸고 한국은 1bp로 변동폭이 가장 작았다.
CDS프리미엄은 그 나라의 신용위험을 대변해줘 러시아발 쇼크로 인한 신흥국 자산배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국가별로 자산배분을 할 때, 달러화를 조달해 어디에 투자할 지 기대수익률을 계산하게 되는데 여기서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CDS프리미엄"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달러를 루블화로 바꿔 투자를 하면, 금리 위험과 신용도 위험이 있는데 이 중 CDS프리미엄은 환리스크로 인한 신용위험을 대변해준다. 환율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CDS프리미엄은 17일 종가기준 51bp를 나타내 지난 3월14일 기록한 연고점(76)과도 거리가 멀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과 '단기외채' 의존도가 낮은 것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란? 신용부도스와프(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이다. 이 상품에 붙는 가산금리인 CDS 프리미엄이 떨어진다는 것은 발행 주체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다. 예컨대 러시아 국채 보유자가 제3자와 CDS 계약을 맺어 놓으면 러시아 국채가 부도났을 때 제3자에게서 채권 투자금액을 대신 받을 수 있다. 계약을 위해 채권 보유자가 제3자에게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이 때 수수료가 CDS프리미엄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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