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 인권 문제와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맞은 대남공세 강화로 한반도에서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외교부와 통일부에 따르면 유엔(UN)총회는 오는 18일 뉴욕 본부에서 열리는 본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처리하고 비슷한 시기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북한 인권 문제를 공식의제로 채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북한은 17일 김정일 사거 3년 탈상을 하고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로 진입한다.
북한은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포함해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한 적절한 조치를 유엔 안보리에 권고하는 내용 등을 담은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해 북한은 '핵 억제력 강화'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 결의안은 지난달 유엔총회 3위원회 표결 시 나온 찬성표(111표)보다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유엔총회 본회의를 통과될 것이라는 게 외교부의 전망이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공관 인력 사정으로 3위원회에는 참석하지 못한 국가들이 본회의 투표 시 더 오는 데다 이번에도 통과가 확실하기 때문에 3위원회 표결 시 기권표 등을 행사한 일부 국가도 찬성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엔총회에 이어 안보리도 이번 주 후반이나 내주 초반께 북한 인권을 의제로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 등 10개 안보리 이사국은 지난 5일 북한 인권을 안보리 의제로 공식 채택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안보리 의장에게 보냈다.
의제 채택에는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인정되지 않고 전체 15개 이사국 중 9개 나라만 찬성하면 된다. 한 번 안보리 의제로 채택 되면 최소 3년간은 안보리 의제로 인정돼 필요할 경우 언제든 안보리에서 해당 사항을 논의할 수 있는 만큼 북한 인권문제가 의제가 될 경우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인권의 안보리 논의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리 조치가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유엔총회 3위원회의 결의안 채택을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고 "핵실험을 자제할 수 없게 한다"고 위협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고문과 관련해 미국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일 외무성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문답형식을 통해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의 유엔 안보리 상정을 추진하는 것은 '군사적 침략'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게다가 김정일 사거 3년이 되는 17일은 북한이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로 진입한다. 23일에는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이 예정돼 있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매우 크다.
통일부는 지난 12일 내놓은 '김정은 정권 3년 평가와 전망'에서 김정은 시대를 맞아 북한이 공세적 대남 압박정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핵보유를 바탕으로 '강경한 위협'을 불사할 것으로 통일부는 전망했다. 유엔 차원의 북한 인권 논의와 다른 일정이 맞물리면서 북한의 도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고 북한이 4차 핵실험 카드를 꺼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중국, 러시아가 핵실험에 반대하고 있어 북한이 쉽게 이 카드를 쓰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한반도의 긴장수위는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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