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하 국민연금 연구실장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선진국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한국이 지금의 국민연금 수령액을 적다고 해서는 안 된다."
이용하 국민연금연구원 연금제도연구실장(사진)은 11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국연금학회 주최 '연금제도 좌담회'에 참석,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도 국민연금 수령액이 최저생계비의 10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국민연금 수령액이 너무 적다"는 일각의 비판을 이례적으로 정면 반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민연금연구원은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관으로 국민연금 관련 제도나 정책, 재정 추계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실장은 "국민연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할수록 수령액이 높아지고 사각지대는 줄어들어야 하지만 한계는 있다"고도 했다.
국민연금공단의 가입자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전국 348만4149명에게 국민연금(노령ㆍ장애ㆍ유족연금) 1조1039억원이 지급됐다. 1인당 월 평균 수령액은 31만7000원 꼴로, 내년도 1인 가구 최저생계비(61만7281원)의 51% 수준이다.
이 실장은 공무원연금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냈다. 그는 "1인당 월 평균 공무원연금 수령액이 200만원 이상으로 선진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며 "선진국에 비해 국민총생산(GNP)은 절반밖에 안 되면서 어떻게 똑같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금이 필요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지하는 것은 힘들다"며 "공무원연금도 이번 기회에 국민연금과 형평성을 맞춰 고쳐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연금제도,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논한다'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방하남 연세대 교수, 고광수 부산대 교수, 권문일 덕성여대 교수, 어경선 아시아경제 논설위원 등이 연금제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