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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지배구조 개선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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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지배구조 개선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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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종수 증권부장] "주식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출발점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만난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 원장은 한국 주식시장의 레벨업을 위한 선결과제로 시장참여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꼽으며 이 같이 말했다.


단타 성향의 개인투자자는 물론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도 영업상 이해관계 때문에 건전한 거버넌스의 형성이 중요함에도 지배주주의 이해 앞에 상대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CG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열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주주총회 안건 1만8186개를 분석한 결과 기관투자자가 반대한 안건은 253건에 그쳤다. 지난 3년간 기관투자자 반대율은 2011년 0.4%에서 2012년 0.9%, 지난해 1.4%로 꾸준히 상승했으나 여전히 CGS 반대권고율 18.7%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 "지배구조 개선해야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될 것" = 박 원장은 "지배구조가 좋아지면 우선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저평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ㆍ인도ㆍ싱가폴ㆍ홍콩 등을 위시한 이머징마켓 내에서도 한국의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 순위는 중하위권에 그쳐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 원장은 "우리 증시는 동남아권 시장과 비교하더라도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아본 적이 없다"면서 "예컨대 투명한 지배구조로 PER이 현재보다 1~2배만 높아져도 시총이 100조~200조원 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로 삼성전자 규모의 상장사 한 곳이 더해지는 셈이다.


◆ "지배구조의 제도적 변화 기대" =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오는 28일부터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다. 보험사의 자산운용비율 산정기준을 기존 '취득원가'에서 '공정가액(시가)'으로 바꾸는 것이 주요 골자다.


보험사가 특정 유가증권에 총자산의 3% 이상을 투자할 수 없게 되어있는 현행 법규에서 총자산은 시가로, 보유자산은 취득원가로 계산하는 것이 한도 제한 준수 여부를 정확히 가릴 수 없다는 지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정안대로 법이 바뀔 경우 삼성생명은 3% 한도를 맞추기 위해 10조원 규모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해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이유다.


박 원장은 "보험업법 개정안의 목적은 소액주주들과도 이해가 상충되지 않을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떼어놓는 데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금산분리 효과를 달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짚었다. 지주회사 전환이 속도를 낼 수는 있으되 금융이 산업에 자본을 배분하는 기능은 약한 채로 남을 것이란 설명이다.


◆ "투자자, 주총 의안분석에 관심 늘어야"= 박 원장은 "선진 자본시장의 경우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는 기관투자자는 주주들로부터 배임으로 소송을 당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큰손인 기관투자자들이 고객인 투자자보다 투자대상인 기업들의 눈치를 살피면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낮은 의결권 행사는 지배주주의 경영권 행사에 우호적일지언정 다수 소액주주들의 이익과 상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원장은 "저금리ㆍ저성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주가수익률에 대한 주주들의 민감도가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면서 "다수 주주들 역시 제 목소리를 낼 때 기업의 지배구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성장 기반 강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GS가 제공하는 주주총회 의안분석 서비스에도 관심을 촉구했다. 박 원장은 "지난해 자본시장법에 충실의무가 도입되는 등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대로 기관투자자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가 규범화되면 결국 관건은 의결권 행사에 있다"면서 "개별 기관이 일일이 지배구조를 평가할 역량을 갖추기 어려운 실정에서 CGS가 제공하는 주종 안건에 대한 찬반의견을 적극 활용하길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원장 부임 이후 당초 트러스톤자산운용 한 곳에 불과하던 CGS 주총안건 분석 서비스이용 기관은 현재 예닐곱까지 늘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독립시켜야" = 국민연금은 국내증시에만 90조원을 투자하는 주요 상장사들의 핵심 대주주다. 특히 최경환 경제팀이 배당확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국민연금의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향후 10년내 1조 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하게 될 큰 손이지만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은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많은 대안 가운데 그나마 현실적인 것은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기업의 경영에 개입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운용부서와 조직부서를 분리하고 운영위원들을 금융전문가로 구성하는 등 독립성을 확보할 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하는 연금사회주의 논란은 기금 운용역에 대한 성과급 등 평가보상구조와 운영조직의 독립성 보장으로 해소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초대석] “지배구조 개선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지난해 6월 4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오는 2016년 5월까지다.


박 원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원에서 재무관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및 연구위원장, 한국거래소 코스닥공시위원회 위원장, 기업지배구조원 기업지배연구위원회 위원장, 거래소 지수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모교인 고려대에서 교수로서 강단에 서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002년 세워진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를 확대ㆍ개편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국내 상장기업의 기업지배구조 및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평가ㆍ조사ㆍ연구, 의안분석 서비스,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성ㆍ검증 서비스 등을 수행하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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