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창조경제' 일환으로 상장 규제 완화한 영향
시중자금 공모시장에 몰리고 삼성SDS·제일모직 등 상장도 공모금 규모 키워
내년 기업 상장 건수, 올해보다 많아질듯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올해 신규 상장 기업들의 공모금액 규모가 5조원을 훌쩍 넘어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 일환으로 상장 문턱을 낮춘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시중 자금이 공모시장으로 몰렸고, 기업공개(IPO) 대어인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도 공모금 규모를 대폭 높인 요인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예상 IPO 공모금액은 5조1000억원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2010년 공모금액은 10조91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2011년 4조2560억원, 2012년 1조100억원, 2013년 1조3090억원으로 부진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올해 공모금 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증권거래소ㆍ코스닥ㆍ선물거래소가 통합해 새로 출범한 200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업들의 상장건수도 올해 82건(유가증권 10건, 코스닥 72건)으로 2010년(98건) 이후 가장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올해 신규 상장 건수와 공모 금액이 급증한 것은 정부 정책 영향이 크다. 정부가 각종 규제완화를 강조하며 상장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여기에 거래소가 올해 초 '상장유치부'를 신설하며 기업들의 상장을 적극 유도한 것도 한몫 했다.
원상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규 IPO가 크게 늘어났는데, 이는 정부의 창조경제 일환으로 거래소가 상장 심사 기준을 대폭 완화한 영향이 가장 컸다"면서 "기업들의 실적 성장 흐름이 조금이라도 꺾이면 상장 심사 문턱에서 좌절됐는데 최근에는 실사도 용이해졌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기조와 박스권 증시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은 공모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원 연구원은 "이같은 분위기에 상장을 미룬 업체들이 서둘러 IPO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 등 대기업들의 상장은 공모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이달 삼성SDS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34.19대 1로 청약 공모금만 15조5520억원이 유입됐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많은 기업들이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에도 토니모리 등 상장하겠다는 기업들이 많다"면서 "내년에도 IPO시장이 올해처럼 호황을 이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도 "상장을 대기 중인 대기업 계열사들이 있어 내년 상장기업 수는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상장 기업들이 많아지는 만큼 투자시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 연구원은 "상장 기준이 낮아졌고 공모가도 기업입장을 많이 반영해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생겼다"며 "기업별로 분석해 공모주 투자에 신중히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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