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연구원 수출기업 898곳 설문
"대중 수출 올해보다 평균 22.7%가량 늘어날 것"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중국으로 수출하는 기업 2곳 가운데 1곳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중국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관세 철폐·인하 효과로 일본이나 대만 기업과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또 가격경쟁력은 커졌지만 중국 현지 업체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국제무역연구원이 대중 수출업체 898개사를 대상으로 한중 FTA의 영향에 대해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기업 가운데 50.1%는 '중국의 관세 철폐 효과를 중국 수출물량 확대를 위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최종소비재 수출 기업은 상대적으로 중간재 수출 기업에 비해 수출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에 따라 중간재 위주인 대중 수출에서 점차 최종소비재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응답 기업 가운데 12.0%는 '관세가 철폐된 부분을 중국 측 바이어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해 거래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9.9%는 '지사간 거래로 내부 이익으로 귀속', 9.0%는 '신규사업 개척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수출업체 15.4%는 '이미 무관세이거나 정부로부터 관세를 환급받고 있어 FTA 영향이 없다'고 대답했다.
'FTA 발효로 대중 수출이 어떻게 변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응답 기업 55.2%가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FTA 발효 이후 대중 수출이 올해보다 평균 22.7%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FTA 이후 중국시장 최대 경쟁자로 50.3%가 중국 업체를 꼽았고 우리나라 업체나 일본 업체와 경쟁은 FTA 이전보다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현지 투자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응답 기업 78.4%가 'FTA를 계기로 중국 내 기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답해 '확대하겠다'는 응답 21.6%를 상회했다. 릫신규 투자계획이 없다릮는 응답도 83.2%에 달했다.
이들은 한중 FTA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무역 거래관계 강화(33.8%)와 중국 내수시장 진출 발판 마련(25.7%), 기업경쟁력 제고(14.8%), 중국 투자 유치(7.0%) 등을 꼽았다.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중국 기업 추격 기회(37.5%), 국내시장 잠식(21.7%) 등이라고 답했다.
대중 수출 경험이 없는 기업들은 대중 수출 기업보다 FTA에 갖는 기대감이 훨씬 낮았다. 대중 수출이 없는 기업 57.9%는 중국 수출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들은 우선 신규 바이어 등 거래선 확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출 기업들은 향후 정부가 주력해야 할 FTA로 41.6%가 한·중·일 FTA를 택했으며 이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한·중·일, 인도,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3.0%, 한·베트남 FTA 9.7%,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9.1%, 한일 FTA 6.5% 순이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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